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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귀열 영어] Seaweed and Nori (김의 명칭)

입력
2015.07.15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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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목요일: Word Play (재미있는 말)

미국인들은 ‘김’이나 ‘미역’을 꺼린다. seaweed라는 명칭이 주는 거부감 때문이다. 바닷가에 떠밀려 온 해초를 보고 거부감이 드는 잡풀로 여겼다고 한다. 게다가 마리화나(marihuana)를 weed라고 부르고 ‘Do you smoke weed?’라는 표현을 쓰기 때문에 ‘sea weed’는 ‘바다의 마리화나’라는 엉뚱한 별명도 있다. 그런데 최근에는 대서양에서 나는 적상추 모양의 dulse가 한국인들이 먹는 미역이나 다시마, 김보다 더 영양가치가 있고 튀기면 베이컨 맛이 난다고 해서 주목받고 있다.

한편으로는 seaweed 대신 sea vegetable이라는 명칭을 사용하여 미국인들의 해초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자는 주장이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김은 서양인에게는 Nori seaweed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김에 해당하는 일본어 ‘Nori’ 에 해초라는 영어 단어 ‘seaweed’가 더해진 것인데, sushi를 통해 알게 된 김의 명칭을 일본식 용어로 이해한 것이다. 여러 해 전 프랑스의 한 연구소에서는 일본인에게만 미역과 식품의 소화 효소가 있다고 주장했다. 해초를 소화하는 효소가 미국인에게는 없고 일본인만 갖고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그 연구의 대표성은 차치하더라도 김을 즐겨먹는 한국인도 선천적으로 그런 유전적 요인을 갖고 태어나는 것인지 김을 먹다 보면 해초 소화 효소가 생기는 것인지 밝혀진 바가 없다. Nori seaweed는 미역이나 다시마 등의 해조 식물에 대한 타당한 명칭이 아니다. 녹조류에는 파래나 청각이 있고 갈조류에는 톳이나 미역 다시마 대황 모자반 등이 있는가 하면 홍조류에는 김이 있고 우뭇가사리도 있다. 미국의 한 대학에서 연구했다는 dulse가 바로 홍조류인데 김과 같은 미역과에 속한다. 이런 것들을 모두 Nori seaweed라고 부르는 것은 해초 중의 하나에 불과한 것을 통칭 명사로 오인할 여지가 있다.

대부분의 Walmart나 큰 식품점에서는 미국인이 싫어하는 식품은 팔지 않기 때문에 미역과 식품을 살 수 없지만 Asian Food Grocery나 Whole Foods 같은 유기농 식품점이나 식품 체인점 Jewel, Safeway, Trader’s Joes, Mariano’s 에 가면 김을 구할 수 있다. 통계에 의하면 미국인의 김 소비량은 급상승하다가 2011년 일본 쓰나미 이후 일본 근해의 방사능 오염 문제로 주춤하면서 지금은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김의 성분은 30-40%가 protein이며 그 외에 미네랄, 요오드 등 훌륭한 영양학적 가치가 있다. Korean Kimchi를 ‘기무치’로 알리려 했던 일본을 생각하면 김도 일본어 명칭 Nori seaweed가 아니라 영어 본래의 어휘 그대로 ‘레이버’(laver)나 seaweed 로 불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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