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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석] ‘쇼미4’ 아이돌 래퍼들이 얻은 것, 잃은 것

입력
2015.07.15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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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net ‘쇼 미 더 머니4’(이하 ‘쇼미4’)에는 많은 아이돌 그룹의 멤버들이 출연한다. 그들은 아이돌이라는 이유로 더 주목 받기도 하고, 아이돌이기 때문에 다른 래퍼들의 공격 대상이 되기도 한다. 그 만큼 주목의 대상이 된 것은 분명하지만,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애초에 아이돌 그룹의 래퍼들이 욕설이 난무하는 ‘쇼미4’에 출연하는 것은 인지도를 더 쌓거나, 랩 실력을 인정받아 이미지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이 크다. 3회까지 방영된 현재, 그들은 각자의 목표를 어느 정도 달성했을까.

케이블채널 엠넷 '쇼미더머니4'에서 송민호가 출연해 랩을 하고 있다. 방송 캡처
케이블채널 엠넷 '쇼미더머니4'에서 송민호가 출연해 랩을 하고 있다. 방송 캡처

● 버논 (세븐틴)

‘쇼미4’의 제작진은 힙합씬의 래퍼들과 아이돌 그룹 래퍼들의 대결 구도를 의도적으로 밀어붙였다. 출연자마다 60초씩 랩을 하는 2차 예선에서는 아이돌을 호명할 때면 제작진이 굳이 “아이돌입니다”라고 말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두 집단을 확실히 나눴을 정도. 버논은 그 첫번째 희생양이었다고 할 만 하다. 편집을 통해 그의 랩 실력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그를 비난하는 래퍼 앤덥의 발언을 집중적으로 보여주면서 랩 못하는 아이돌이라는 이미지를 만들었다. 그러나 동시에 제작진이 잘 생긴 외모 또한 부각시켰고, 아직 미성년자인 17세의 나이는 부족한 실력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었다. 게다가 ‘쇼미4’ 자체가 이른바 ‘악마의 편집’으로 워낙 유명하기에 제작진에게 당한 출연자라는 시선도 따랐다. 랩 실력으로 인해 어느 정도 비난의 대상은 됐지만 신인 그룹의 멤버로서 자신의 이름을 알리고, 잘 생긴 외모를 부각시킬 수 있었던 만큼 얻은 것이 더 많다고 할 수 있을 듯. 특히 ‘쇼미4’ 탈락 이후 곧바로 발표한 ‘Lotto’가 음원차트 멜론에서 실시간 순위 30위권에 오른 것을 봐도 확실한 실속은 있었다고 해야할 듯. 또한 ‘Lotto’는 지난 시즌 프로듀서이기도 했던 도끼의 프로듀싱, 래퍼로서의 경력을 쌓는데도 도움이 됐다. 대중의 시선은 끌었으니, 앞으로 성장하면서 ‘쇼미4’와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관건일 듯 하다.

● 주헌 (몬스타 X)

몬스타 X는 힙합에 중점을 두는 팀으로, 이 팀의 래퍼인 주헌은 그만큼 랩 실력을 증명할 필요가 있었다. 작년의 바비처럼 래퍼들 사이에서 우승을 하면서 인지도와 좋은 이미지를 모두 쥐는 것이 그의 이상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결과는 3차 예선 탈락. 방송에서 제대로 랩을 선 보일 기회도 두 번 정도 밖에 없었으니 아쉬움은 더할 듯하다. 그러나 3차 예선에서 약간의 차이로 탈락했을 만큼 자신의 실력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래퍼로서의 이미지가 깎였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오히려 힙합씬의 래퍼들에게 공격적인 태도를 보여주면서 확실히 기억에는 남았다. 다만 이런 공격적인 태도가 비호감으로 비춰질 수도 있는데, 앞으로 그가 몬스타 X와 솔로 활동 등을 통해 얼마나 랩 실력을 증명하느냐에 따라 비호감이 될지 아니면 진짜 ‘스웨그’로 인정 받을지 갈릴 것이다.

● 라비 (빅스)

‘쇼미4’의 ‘악마의 편집’의 또 한 명의 희생자다. 첫 등장할 때부터 제작진이 그가 하는 독특한 윙크를 계속 반복해서 보여주는 편집을 했는데, 이 때문에 코믹한 캐릭터가 돼 버렸다. 아이돌에게 이런 이미지가 좋을 것도 없을 뿐더러, 무엇보다 래퍼로서 랩 실력을 평가받을 기회 자체를 날렸다는 점에서 상처만 가득한 출연이라고 할 수 있을 듯 하다. 버논처럼 랩 실력에 대한 문제라면 래퍼로서 받아야 할 평가라고 할 법 하고, 또한 해당 회에서 비중 있는 캐릭터라도 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바비는 랩에 대해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한 채 물러나야 했다. ‘쇼미4’ 제작진이 출연자를 대하는 방식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예.

● 송민호 (위너)

라비와 달리 첫 회부터 ‘쇼미4’의 주인공처럼 보였다. 첫 회의 맨 마지막 순간에 등장했고, 그 다음 회에는 다른 래퍼들이 그를 견제하거나 공격했으며, 그 때마다 랩 실력을 보여주며 합격했다. 인기 아이돌 그룹의 멤버에 ‘쇼미4’의 프로듀서로 출연한 지코와 함께 팀을 준비하기도 했으니 주목 받을 요소들은 넘쳐났고, 그만큼 제작진도 그를 집중적으로 조명했다. 그러나 적어도 지금까지는, 이 모든 것이 무의미한 일이 됐다. 그가 3차 예선에서 했던 여성 비하적인 랩으로 인해 여론은 악화됐고, 결국 그와 그의 소속사, 제작진 모두 사과하는 결과로까지 이어졌다. 지금으로서는 차라리 출연하지 않는 게 나을 뻔했을 정도다. 다만 다른 아이돌 래퍼들과 달리 ‘쇼미4’에 아직 출연 중이고, 그만큼 자신의 랩을 선보일 기회는 남아있다. 이 기회에서 무엇을 보여줄 수 있을까.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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