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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어떤 미사일 방어가 필요한가

입력
2015.07.15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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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진으로부터 미사일이 발사되었다. 길이는 11m, 지름은 90㎝ 정도이다. 크기로 보아 적이 가지고 있는 스커드 미사일이다. 즉각 미사일 방어 체계를 가동한다. 경로를 파악해야 한다. 전략적으로 중요한 공군 기지를 향해 날라 오고 있다. 보유 중인 패트리어트 미사일(PAC-3)을 발사한다. 약 5m 길이에 25㎝ 지름인 미사일이 날아가 직접 스커드 미사일을 맞춘다. 적의 미사일 공격을 피한 공군 기지에서 전투기를 발진시킨다. 적의 발사대를 포함한 공격 원점을 폭격한다.

미사일 방어 체계를 광고하는 군수업체의 시나리오 같지만 지난달 6일 실제 일어난 일이다. 지난 3월 이후 계속되는 예멘 반군과 아랍 연합군간의 전쟁 중 반군이 사우디 남부 최대 공군기지인 카미스 무샤이트를 향해 스커드 미사일을 발사했다. 예멘 반군은 그 동안 로켓 공격에서 미사일 공격으로 수위를 높였다. 사우디 군은 적이 가지고 있는 약 300여기의 미사일 대부분을 이미 파괴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여전히 남은 미사일은 위협이었다. 사우디 군은 성공적인 미사일 방어를 통해 반격의 시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우리는 어떤 미사일 방어 체계를 구상하고 있는가? 미사일 방어는 말 그대로 우리가 선제적으로 취하는 것이 아니다. 적의 선제 공격에 대한 대응이다. 따라서 적이 어떠한 공격을 할 것인가에 대한 예상이 필요하다. 그러나 2000년대 초 시작한 우리의 미사일 방어 논의는 적의 공격 행태에 대한 냉정한 분석과 거리가 멀었다. 오히려 희망에 찬 기대에 가까웠다. 서울이 휴전선 부근에 밀집한 장사정포의 사정거리에 있다는 이유로 북한의 미사일 공격 가능성을 낮게 보았다. 포 공격으로 충분하니 미사일 공격을 할 이유가 없다는 어처구니 없는 주장이 지배했다. 객관적인 적의 공격 행태 예상은 최근에야 논의되기 시작하였다.

북한의 포 공격을 우리가 무방비로 맞고만 있을 까닭이 없다. 적이 공격하면 우리는 적의 공격 원점을 타격할 것이다. 반격과 더불어 이스라엘이 구축하고 있는 아이언 돔과 같은 저층 방어망을 고려할 수도 있다. 초기의 북한 공격을 저층 방어망을 통해 막은 후 공격 원점을 파괴한다면 피해는 많이 줄일 수 있다. 북한 역시 장사정포 공격만으로는 그들의 전략적 목표를 이룰 수 없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 몇몇 포탄이 인구 밀집 지역에 떨어져 피해를 입힐 수 있지만 전쟁의 향방을 결정지을 수 없다. 우리의 주요 군 시설 및 기간 시설에 큰 피해를 입히려면 미사일 공격이 필요하다.

북한의 초기 공격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고 반격에 나설 수 있는 방어 체계가 요구된다. 반격을 위해 필수적인 주요 군 시설 방어가 필요하다. 사회의 기능을 유지하고 사회적 패닉을 막기 위해 기간 시설 및 인구 밀집 지역 방어가 필요하다. 현재 우리의 방어망은 2006년 도입한 PAC-2 48기와 주한미군에 배치된 64기의 PAC-2 및 PAC-3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 정부는 2020년까지 PAC-3의 전력화를 계획하고 있다.

그렇다면 고고도 방어망은 왜 필요한가? 미국은 사드, 이스라엘은 애로우 3이라는 고고도 방어망을 구축 중이다. PAC-3, 데이빗 슬링과 같은 저고도방어 체계는 약 20㎞ 상공에서 적의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다. 저고도 방어이므로 요격에 실패할 경우 더 이상의 방어가 불가능하다. 또 저고도에서 요격하기 때문에 파편으로 인한 피해가 여전히 발생할 수 있다. 만약 적의 미사일에 핵탄두가 실려 있다면 더 높은 상공에서 요격하는 것이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고고도에서 1차적으로 요격을 시도하고 실패할 경우 2차적으로 저고도 요격을 시도한다. 예멘 반군과 달리 북한은 핵과 미사일 능력을 계속 발전시키고 있다. 다시 질문으로 돌아간다. 어떤 미사일 방어가 필요한가?

우정엽 아산정책연구원 워싱턴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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