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 논란을 부른 남부연합기 퇴출 운동을 등에 업은 미국의 흑인인권단체가 조지아주 스톤 마운틴 공원에 있는 남부군 지도자의 부조상도 철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4일 미국 언론에 따르면 전미유색인지위향상협회(NAACP) 조지아주 애틀랜타지부의 리처드 로즈 대표는 전날 스톤 마운틴 공원의 볼거리로 자리매김한 남부군 지도자의 암각 부조상도 제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애틀랜타 도심에서 동쪽으로 25㎞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스톤 마운틴은 세계 최대의 화강암 공원이다. 지상에서 122m 높이에 있는 바위산의 측면에는 남북전쟁(1861∼1865년) 당시 노예제 존치 등을 주장하며 북군(연방군)에 대적한 남부연합군의 영웅인 제퍼슨 데이비스 남부연합 대통령, 로버트 리 장군, 토머스 스톤월 잭슨 장군 3명을 기리는 가로 57.9m, 세로 27.4m 크기의 부조상이 있다. 관광객의 눈을 한눈에 사로잡는 이 조각상은 50년 가까운 작업을 거쳐 1972년 완성됐다.
로즈 대표는 이 부조상이 백인 우월주의의 상징이라며 모래로 덮던가 아니면 조심스럽게 파내 경매에 부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 세금이 노예제 존치를 바란 이들을 위해 사용돼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스톤 마운틴 기념 협회는 스톤 마운틴 공원이 주립 공원이긴 하나 주민들의 세금이 아닌 입장권ㆍ기념품 판매와 같은 자체 수익으로 운영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부조상을 포함한 공원 내 기념물 철거는 조지아 주의회의 결정에 달렸다고 밝혔다.
아칸소주와 켄터키주에서 온 관광객들도 지역 방송인 WGCL과의 인터뷰에서 “이것 또한 역사의 일부”라며 과거의 어두운 유산을 기념이 아닌 기억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곳을 지역구로 둔 흑인 행크 존슨(민주) 연방 하원의원은 지역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스톤 마운틴의 부조상을 보면서 남부연합기 깃발이 연방ㆍ주 의사당에서 펄럭일 때와 같은 반감을 느끼지 않는다”면서 “스톤 마운틴은 과거를 추억하고픈 사람들에게 박물관과 같은 고고학적인 장소이며, 사람들은 과거를 추억할 권리가 있다”며 에둘러 철거 반대의 뜻을 나타냈다.
송옥진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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