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함태수] 댄블랙에 이어 저마노도 '신의 한 수'가 될 조짐이다.
kt의 새 외국인 투수 저마노가 14일 잠실 두산전을 통해 국내 복귀전을 치렀다. 삼성에서 뛰다 재계약에 실패하고 4년 만에 국내 무대로 돌아온 그는 이날 7이닝을 6안타 1실점으로 막고 시즌 첫 승에 성공했다. 직구 최고 시속은 142㎞에 그쳤지만 안정적인 제구가 인상적이었고 빠른 템포의 투구로 두산 타자들을 요리했다. 볼넷 없이 몸에 맞는 공만 1개였다. 저마노의 호투 속에 kt는 올 시즌 두산전 7전 전패 끝에 첫 승을 따내며 전 구단 상대 승리에 성공했다.
1회부터 절묘한 로케이션을 선보였다. 2사 후 타석에는 김현수가 들어섰다. 리그에서 컨택트 능력이 가장 좋은 타자다. 그런데 그런 김현수를 저마노가 공 3개로 루킹 삼진 처리했다. 141㎞ 투심 패스트볼, 140㎞ 투심, 139㎞ 투심을 잇따라 몸쪽으로 붙였다. 김현수는 3개의 공에 단 한 차례도 반응하지 않았다. 최근 장염에 시달려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점을 감안해도 제구가 워낙 좋았던 탓이다.
저마노는 7회까지 77개의 공밖에 던지지 않았다. 간간이 잘 맞은 타구가 나왔지만 그마저도 야수들이 호수비로 투수를 도왔다. 그는 지난 11일 경찰야구단과의 퓨처스리그 경기에서 3이닝 6피안타(2홈런) 1사사구 5실점으로 부진했지만 1군 무대에선 달랐다. 강렬한 첫 인상을 남긴 저마노는 앞으로 팀 마운드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kt는 이에 앞서서도 외인 교체 효과를 톡톡히 봤다. 투수 시스코를 퇴출하고 영입한 4번 타자 댄 블랙이 주인공이다. kt는 6월3일까지 54경기에서 11승43패 2할4리의 승률을 올리다가 댄블랙이 합류한 6월4일부터 지난 14일 두산전까지 30경기에서 17승13패 5할6푼7리의 승률을 기록했다. 잘 뽑은 외인 한 명이 일으킨 시너지 효과다.
kt 관계자는 "작년부터 저마노를 지켜보고 있었다. 올해는 댄블랙 영입을 위해 미국에 갔다가 저마노의 피칭을 보고 영입을 시도했다"며 "구위가 강한 편은 아니지만 제구가 워낙 좋아 충분히 통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저마노는 올 시즌 시애틀 산하 트리플A 팀인 타코마 레이니어스 소속으로 18경기에 등판해 7승3패, 2.83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이닝당 출루 허용(WHIP)는 0.91로 수준급이고 89이닝 동안 볼넷은 단 14개뿐이었다. 2016년까지 선수 보류권을 갖고 있던 삼성이 대승적인 차원에서 그를 풀어주며 kt 유니폼을 입을 수 있었다. 2011년 8월 카도쿠라 켄의 대체 선수로 삼성에 합류한 그는 당시 8경기에서 5승1패, 2.78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사진=kt 저마노.
함태수 기자 hts7@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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