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AG 방만 운영 반면교사로 광주U대회 고효율 성과 보완해
2018년 평창올림픽 꽃 피워야"
세계 대학생들의 스포츠 축제 2015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가 열전 12일을 뒤로한 채 성화대의 불을 내렸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북한의 갑작스러운 불참, 태풍 북상 등 대회 흥행에 치명타를 입힐만한 변수가 있었지만 비교적 성공적인 대회였다는 게 안팎의 평가다. 한국 선수단도 메이저 하계 대회 사상 처음으로 종합 우승을 차지해 대회를 빛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광주가 인천에 고마워 해야 한다’라는 말도 나온다. 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이 워낙 ‘다사다난’해, 광주 대회가 상대적으로 성공한 것으로 비쳐진다는 이야기다. 인천아시안게임이 ‘실패작’으로 꼽힌 주된 이유는 대회가 ‘빚잔치’로 포장됐다는 점이다. 실제 대회 조직위원회는 경기장을 신설하는 데 무려 1조7,224억원을 쏟아 부었다. 국비 지원을 받고도 빚으로 남은 돈이 1조2,500여억원에 달해 인천시의 재정을 억누르는 덫이 됐다. 게다가 대회가 끝난 지 1년 가까이 지났지만 시는 여전히 경기장 사후 활용 방안에 고심하고 있는 처지다. 대회 운영 면에서도 인천 아시안게임은 곤혹을 치렀다. 대회 도중 성화가 꺼지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고, 최종 성화 점화자가 배우 이영애씨로 밝혀지면서 자격 논란이 일었다. 선수단 도시락에서 식중독균이 검출됐고 자원봉사자들이 대회 도중 이탈하는 등 수많은 오점을 남겼다. 역설적으로 인천의 이 같은 무개념 방만 운영은 광주의 반면교사가 됐다.
광주유니버시아드 조직위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인천 대회를 향한 비난 여론이 워낙 컸기 때문에 광주 대회의 경우 조직위 차원에서 케이스 스터디를 철저하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조직위에서 가장 심혈을 기울인 부분은 저비용ㆍ고효율 대회를 치르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맸다는 점이다. 신설 경기장은 광주여대 유니버시아드 체육관과 남부대 국제수영장, 광주국제양궁장 세 곳뿐이고 나머지는 기존의 시설을 보완해 재활용 했다. 접이식 관중석이나 몽골 텐트 등 간이시설을 활용한 것도 예산 절감에 한 몫 했다.
실제 조직위는 대회 예산을 줄이는 과정에서 유니버시아드를 총괄하는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선수단의 복지와 환경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FISU와 실속 운영에 방점을 찍은 조직위의 의견이 엇갈렸던 것. 하지만 끌로드 루이 갈리앙 FISU 회장은 14일 대회 폐막식을 앞두고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번 대회는 성공적이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며 “올해 초만 하더라도 경기장 시설에 미흡한 점이 많아 보였지만 6월15일 이후로는 대회 준비가 완벽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고 광주 대회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특히 광주유니버시아드에 대해 “두 단어로 정리하자면 자부심과 행복”이라며 “광주가 성공적으로 대회를 개최할 수 있었던 것은 운이나 기적이 아니라 준비 과정에서 들인 노력의 대가”라며 대회 관계자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이제 우리나라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천 아시안게임의 실패가 광주 유니버시아드의 반면교사가 되었듯이, 평창 역시 광주 대회를 통해 예산절감 방안과 경기장 재활용 노하우를 배워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광주=이현주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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