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고속화철도 30년 가까이 답보
오색 케이블 카 설치도 안개 속
도의회 의장 정부세종청사서 시위
동서고속철도를 비롯한 현안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하자 강원도 민심이 들끓고 있다.
김시성(52) 강원도의회 의장은 14일 정부 세종청사를 찾아 1인 시위를 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 공약 춘천~속초 동서고속화 철도 약속대로 이행하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기획재정부에 지역 민심을 전했다.
동서고속화철도는 1987년 대선에 등장한 이후 매번 선거마다 나오는 단골메뉴다. 박 대통령의 대선공약에도 어김 없이 동서고속철도가 등장했다. 하지만 경제성을 이유로 30년 가까이 말 그대로 ‘공약(空約)’에 머물고 있다. 강원도의 현안 가운데 하나인 여주∼원주 복선전철 사업 역시 예비타당성 검토를 이유로 예산확보 등이 미뤄져 연내 해결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획일적인 경제논리가 적용돼 인구가 적고 산지가 많은 강원도가 항상 피해를 보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커지고 있는 이유다.
급기야 그 동안 쌓인 ‘무대접’을 참을 수 없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며 지방의원들이 거리로 나섰다. 김 의장은 “국토 균형발전과 동북아 시대에 대비한 필수 인프라라는 점에서 대통령 공약은 반드시 조속히 이행돼야 한다”며 “1인 시위를 통해 현재 진행중인 예비타당성 조사가 반드시 통과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의장에 이어 강원도의회와 도내 5개 시ㆍ군 의원 28명은 내달 7일까지 정부 세종청사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이어간다.
앞서 오색 케이블 카 사업 승인 결정을 앞둔 양양 등 설악권 주민들도 단체행동에 나섰다.
양양군 케이블카추진위원회는 지난 10일 세종 정부청사에서 군민 5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환경부와 환경단체를 규탄하는 대규모 집회를 갖고 ‘오색케이블카 사업의 조속한 승인’을 촉구했다.
참가 주민들은 청색바탕에 흰 글씨로 ‘염원’이라고 쓰여진 머리띠 등을 두르고 대형 현수막을 앞세워 즉각적인 오색케이블카 설치를 요구했다. 안석현 추진위원장과 이기용ㆍ진종호 양양군의원 등 16명은 집회현장에서 삭발식을 갖고 오색케이블카 설치를 염원하는 지역주민의 결연한 의지를 정부당국에 전달했다.
오색 케이블카는 침체된 설악권 관광활성화를 위해 2002년부터 논의가 시작됐지만 번번이 물거품이 됐다. 환경부가 2012년 불허 결정을 내린 데 이어, 지난해 9월에도 경제성 검증과 환경문제를 들어 또 다시 부결했다. 다음달 환경부는 국립공원위원회를 열어 세 번째 결론을 낼 계획이다.
박은성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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