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갈래 길, 러 이르쿠츠크서 합류
기착지 도시별로 기념행사도 풍성
이준 열사ㆍ안중근 의사 후손 등
항일독립운동 상징 인물 다수 참가
14일 대장정을 시작한 유라시아 친선특급은 다음달 2일까지 19박 20일 간 달린다. 특히 광복 70년, 분단 70년을 맞아 행사가 준비된 만큼 항일 독립운동 및 남북화해의 뜻을 살릴 수 있는 인사들도 대거 참여하게 됐다.
이번 행사는 중국 베이징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출발하는 ‘남선’과 ‘북선’으로 나뉜다. 남선 참가자들은 러시아 이르쿠츠크까지 2,500km를 이동해 북선에 합류하게 된다. 러시아 벨라루스 폴란드 독일을 통과하는 1만1,900km의 북선에선 기착지 도시별로 기념 행사도 풍성하게 열린다.
베이징 남선 참가자들은 한국 정부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중국의 신경제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ㆍ육상해상 실크로드) 세미나에 참석한 뒤 15일 중국횡단철도(TCR)를 타고 몽골 울란바타르를 경유해 이르쿠츠크까지 간다.
14일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한 북선 참가자들도 15일 우스리스크 독립군 유적지 탐방 등의 행사를 마친 뒤 시베리아횡단철도(TSR)에 탑승하게 된다. 이어 하바로프스크, 이르쿠츠크, 노보시비르스크, 예카테린부르크를 거쳐 모스크바에서 한러 수교 25주년 기념 행사 등을 갖는다. 모스크바에선 1990년 한러 수교를 기념하는 세미나, 음악회 등이 열린다.
다시 열차에 탑승한 참가자들은 벨라루스, 폴란드 바르샤바를 경유해 독일 베를린에서 통일 기원행진, 한독 대학생 통일 토론회 등을 갖는다. 특히 이 자리에는 양국 대학생 대표뿐만 아니라 탈북자 2명도 참가할 예정이다.
행사에 참가하는 300여명에는 정계, 재계, 학계 인사도 있지만 항일 독립운동의 상징적 인물도 포함됐다. 1907년 을사늑약의 부당함을 국제사회에 알리기 위해 대한제국의 마지막 희망을 품고 네덜란드 헤이그까지 이 길을 달렸던 ‘헤이그특사’ 이준 열사의 외증손자 조근송(60)씨도 참여한다. 그는 “유라시아 친선특급은 대륙을 누비던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회복하는 길로, 한반도의 미래는 대륙에 있다”고 말했다. 또 1936년 베를린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인 고 손기정 선수의 외손자 이준승(48) 손기정기념재단 사무총장, 안중근 의사의 6촌 손녀인 경북대 성악과 학생 안현민(22ㆍ여)씨 등도 포함됐다.
또 일반인 참가 희망자 763명 중 선발된 76명의 유라시아원정대도 참여한다. 여기에는 파독 간호사 출신, 러시아학과 전공 여학생 등이 선발됐다.
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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