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까지 홍콩 추월 전략
컨테이너 환적 신항으로 단일화
북항은 해양산업 클러스터로
정부가 부산항을 2020년까지 세계 2대 환적항으로 육성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부산항을 아시아~미주ㆍ유럽 등 장거리 노선을 운항하는 주요 선사들이 이용하는 거점항으로 키워 인근 중국 일본 러시아에서 출발하거나 해당 국가로 들어오는 물동량을 최대한 흡수하겠다는 것이다.
해양수산부는 14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부산항, 세계 2대 환적거점항 육성 및 특화발전 전략’을 국무회의에 보고했다. 최근 중국의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미주ㆍ유럽을 오가는 물동량 및 그에 따른 환적화물 수요가 급증해 이를 유치하려는 각국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부산항의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이기 위한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환적화물은 최종 목적지로 바로 가지 않고 중간 기항지에서 배를 갈아타는 화물로, 상하이 등 중국 내 주요 항만의 처리 용량이 포화상태에 다다르면서 부산항으로 환적수요가 몰리는 상황이다. 또 화물을 내리고 싣는 하역작업이 기항지에서 두 차례 이뤄지기 때문에 1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 당 부가가치가 11만8,000원으로 일반 수ㆍ출입화물(5만~6만원)에 비해 두 배 가량 높다. 현재 전세계 환적항 1위는 싱가포르로 2013년 기준 환적물동량이 2,734만TEU에 달하며 2위는 홍콩으로 1,310만TEU다. 부산은 875만TEU로 3위다.
해수부는 우선 부산 북항과 신항에 나뉘어 있는 컨테이너 환적 기능을 단계적으로 신항으로 단일화하기로 했다. 부산역 인근에 자리한 북항과 강서구에 위치한 신항이 약 30㎞가량 떨어져 북항으로 들어온 화물을 신항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물류비용이 증가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감안한 조치다. 환적 기능 이전으로 남게 되는 북항은 해양플랜트, 요트ㆍ마리나, 수산수출가공산업 등이 모인 해양산업 클러스터로 조성할 방침이다. 또 선사의 주력 선박이 1만8,000TEU급으로 대형화 되는 추세인 만큼 입항에 문제가 없도록 2017년까지 신항 연안에 준설작업을 벌여 수심을 확대(15~16m→17m)하고 2020년까지 선박 8척을 접안할 수 있도록 선석 공사도 완료할 계획이다. 이밖에 신항 내 북쪽과 남쪽 터미널의 원활한 화물 이동을 위해 운송차량 전용도로도 건설할 방침이다.
정부는 이번 전략이 현실화하면 부산항이 2020년 환적물량 1,300만TEU를 돌파하며 홍콩을 제치고 세계 2위로 올라설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갈수록 물동량이 줄고 있는 홍콩은 중국 선전 및 광저우항으로 환적화물을 빼앗기는 현 추세가 지속돼 순위가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앞으로 약 1조5,000억원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기대된다”며 “하반기에는 광양항 등 여타 항만의 특화발전전략도 마련해 전국 항만의 균형발전을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세종=김현수기자 ddacku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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