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꾸역꾸역 잘 버텨왔네요."
염경엽(47) 넥센 감독이 전반기를 돌아봤다. 염 감독은 "승운이 안 따르는 것 같으면서도 고비를 잘 넘기고 버텨왔다"고 말했다.
넥센은 올해 수 차례 '위기'를 맞았다. 개막 전 주전 포수 박동원이 발목 부상을 당한 것을 시작으로 서건창과 이택근 등 주전 타자들이 연달아 부상을 입었다. 시즌 전 구상했던 베스트 라인업을 한 번도 가동하지 못할 정도였다. 고질적인 마운드의 부진도 여전했다. 이번 스프링캠프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도 투수진에 정성을 쏟았지만 여전히 믿을 수 있는 선발은 밴헤켄과 피어밴드, 외국인 투수 2명 뿐이다.
하지만 여러 위기에서도 버텨낸 넥센은 4위를 달리고 있다. 13일까지 45승1무37패 승률 0.549를 기록 중이다. 염경엽 감독은 "선수들에게 '조금만 방심하면 밑으로 떨어지게 된다'고 강조해 왔다. (팀 성적에) 여유가 없으면 선수가 더 힘들어지기 때문에 더 이상 떨어지지 않도록 신경을 썼다"고 설명했다.
전반기와 함께 '버티기'도 끝이다. 이제는 '위'를 향해 달려나가야 한다. 염경엽 감독은 "후반기 키플레이어는 이제 할 때도 된 선수들이다"고 밝혔다. 사령탑이 콕 찍은 키플레이어들은 김영민과 문성현, 김대우, 금민철이다.
네 명 모두 투수다. 여전히 마운드가 부실한 넥센의 현실이기도 하다. 염경엽 감독은 "이전까지는 다들 시키는 야구를 해왔다. 막연한 야구를 하면서 자기 기량을 펼치지 못했다"며 "이제 어떤 야구를 해야 하는지 충분히 알 것이다. 절실하게 야구를 하고 있기 때문에 가면 갈수록 좋아질 것이다"고 기대를 걸었다.
넥센의 필승조로 나서던 김영민은 6월부터 등판한 17경기에서 1패 평균자책점 6.26으로 흔들리고 있다. '뒷문'이 강한 팀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선 김영민이 반드시 살아나야 한다. 시즌 중반 이후 필승조로 편입된 김대우 역시 마찬가지다. 올 시즌 선발 한 자리를 맡아줄 것이란 기대가 컸던 문성현은 4월까지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7.27에 그치면서 제 몫을 하지 못한 채 선발 자리에서도 물러나야 했다. 5선발 후보였던 금민철은 올해 2경기에만 나와 5⅓이닝을 소화하며 4실점에 머물고 있다.
염경엽 감독은 "연차도 쌓인 이 선수들이 이제는 해줘야 한다. 이들이 얼마나 후반기에 자기 역할을 해주느냐에 따라 우리 팀 성적의 발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염경엽 넥센 감독(왼쪽).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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