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를 저지하고 그리스의 3차 구제금융 협상을 개시하기 위한 합의안이 도출됐지만 경제 전문가들의 반응은 벌써 회의적이라고 13일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코메르은행의 조그 크레이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그리스의 세번째 구제금융이 시작되려면 수많은 법이 그리스 의회에서 통과돼야 한다”고 지적하며 “유럽 지도자들이 아테네 뒤로 공을 걷어찼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가 채권단의 ‘덜 고통스러운’ 조치를 거부한지 얼마 되지도 않아 그보다 더 가혹한 개혁안을 의회에서 통과시킬 수 있을지를 두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영국 런던의 도쿄-미쓰비시 UFJ 은행의 데릭 할페니 유럽 지부장은 “개혁 조건이 강력해질수록 그리스가 금융부문에서 신뢰를 회복하는 것은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최종 합의안에서는 삭제됐지만 독일이 ‘한시적 그렉시트’를 제안한 것에 주목하며 이 아이디어는 “협상 최종 단계에서 그리스 문제 해법 중 하나로 다시 추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그는 “현재는 그렉시트의 위험성이 당분간은 사라진 것처럼 보이지만, 이 위험성이 완전히 사라졌다고는 말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번 합의는 그리스가 3차 구제금융을 받기 위한 시작단계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있다. 프랑크푸르트 ING-디바의 카슨 브르제스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우리가 보기엔 아직까지 의심과 우려가 낙관과 행복감보다 훨씬 크다”며 “이는 실제로는 아직 합의된 것이 없으며 단지 계약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기 위한 특정 조건이 충족된 것에 불과하다”며 지적했다.
그는 이번 합의안은 단지 그리스 사람들이 유로존에 남기를 선호하며 다른 유로존의 지도자들이 그리스의 이탈을 막으려 했다는 것을 보여줬을 뿐이며, 이것만으로 합의가 지속될 것이라 확신할 수는 없다고 꼬집었다.
한편 ICBC 스탠다드 은행은 가디언에 “종합적으로 그리스 패배한 채 돌아갔다”며 치프라스 총리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대결에서 메르켈 총리가 승리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ICBC는 “바루파키스 전 그리스 재무장관은 무모한 도박을 했을 수 있고, 치프라스 총리와 집권당 시리자는 아마 졌을지도 모르지만, 과감한 개혁을 성공시킬 절호의 기회를 잡는다면 그리스는 결국 승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소영기자 sosyo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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