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조영남이 TV 프로그램 관련 공식 행사에서 돌발 행동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조영남은 13일 서울 서초구의 한 웨딩홀에서 열린 KBS 2TV ‘나를 돌아봐’ 제작발표회에서 갑자기 행사장을 이탈해 제작진과 출연진을 놀라게 했다. “시청률이 가장 떨어진다”는 배우 김수미의 발언에 조영남이 “면전에서 이렇게 모욕적인 말은 처음 듣는다”며 행사장 밖으로 나가버린 것. 프로그램 연출자인 윤고운 PD와 개그맨 이경규, 행사 진행을 맡은 조우종 아나운서가 조영남의 뒤를 좇았지만 헛수고였다. 행사는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다급히 마무리됐다.
24일 첫 방송하는 ‘나를 돌아봐’는 타인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는 역지사지 콘셉트의 리얼리티 쇼 프로그램으로 한 연예인이 다른 연예인의 매니저 역할을 맡으면서 겪는 일을 관찰한다. 이경규는 조영남의 매니저, 개그맨 박명수는 김수미의 매니저, 최민수는 가수 이홍기의 매니저를 맡았다. 이날 제작발표회에서 김수미는 “이경규-조영남이 세 팀 중 가장 시청률이 떨어지고 경고도 가장 많이 받았다”면서 “본인이 그만두지 않아도 KBS가 조영남을 자를 것”이라고 말했다.
조영남은 김수미의 말에 발끈해 “면전에서 이렇게 모욕적인 말은 처음 듣는다. 이 자리에서 사퇴하겠다. 김수미씨 얘기대로라면 내가 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소리쳤다. 김수미도 지지 않았다. “(후배가 바른 말 하는 걸 들어주지 못할 거라면) 빠지라”고 응수한 것이다. 결국 조영남은 제작진의 만류에도 인사도 없이 자리를 떴다.
조영남의 돌발 행동에 제작진도 출연진도 모두 당황했다. 이경규는 “수많은 제작발표회를 해봤지만 오늘처럼 곤혹스러운 날은 처음”이라며 “조영남은 라디오 생방송이 있어서 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제작진은 제작발표회를 마친 뒤 “미리 각본을 짠 것도 아니고 합의된 상황도 아닌 (조영남의) 돌발 행동일 뿐”이라고 밝혔다.
코미디 프로그램 같은 이날 해프닝은 SNS를 타고 퍼져나갔다. 평소 자유분방한 조영남의 성격이 많이 알려져서인지 “재미있다” “웃기다”는 반응도 있지만 “공적인 자리에서 지나친 행동이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제작진의 해명에도 “미리 짜고 연출한 ‘몰래카메라’가 아니냐”는 의혹도 있다. 노이즈 마케팅으로 활용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다.
조영남은 이날 제작발표회장을 떠난 뒤 오후 4시부터 MBC 라디오 ‘조영남, 최유라의 지금은 라디오 시대’를 생방송으로 진행했다. 그는 이 방송에서 ‘나를 돌아봐’ 제작발표회와 관련해 어떤 언급도 하지 않았다.
누리꾼들은 대체로 조영남의 돌발 행동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실제 상황이라면 공적인 자리에서 지나친 행동이 아니냐”는 것이다. “프로가 프로답지 못하다” “실제라고 해도 문제, 연출이라도 해도 문제” “본인은 자유분방하다고 하겠지만 남이 보기엔 꼴불견”이라는 글도 있었다. 조영남의 출연 여부는 아직까지 불투명한 상태. 어쨌거나 이번 해프닝으로 ‘나를 돌아봐’는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리게 됐다. 급작스럽게 출연자를 새로 섭외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겠지만. 고경석기자 kav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