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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청 단계 늘어날수록 임금은 점점 더 쥐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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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청 단계 늘어날수록 임금은 점점 더 쥐꼬리

입력
2015.07.13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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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청 정규직과 같은 일을 해도 하청노동자가 40~50% 덜 받고

일하는 시간은 점점 더 늘어나… "원ㆍ하청 이중구조 개선 시급"

한국노총 지도부가 1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산업은행 앞에서 천막농성 돌입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노동시장 구조개편 정책에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노총 지도부가 1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산업은행 앞에서 천막농성 돌입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노동시장 구조개편 정책에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1차 하청회사에서 7년째 근무 중인 최모(44)씨는 평일 오전 8시에 출근해 오후 6시(오후 5시부터 1시간 추가근무)에 퇴근한다. 주말 초과근무를 하지 않는 그의 월급은 200만~210만원. 원청 정규직 노동자의 40~50% 수준이다. 주말 초과근무를 다 하더라도 급여는 270만원 안팎으로 원청 노동자와의 차이가 크다. 최씨는 “하는 일은 원청에 고용된 사람과 똑같은데 월급은 그보다 훨씬 적으니 일할 맛이 안 난다”면서 “‘동일 노동ㆍ동일 임금’이란 당연한 요구조차 받아들여지지 않는 게 하청노동자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하청 단계가 늘어날수록 임금 등 근로조건이 열악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을 위해선 원청업체의 초과이윤 중 일부를 하청업체 근로조건 개선에 활용하는 등 원ㆍ하청 상생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3일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주최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노동시장 원ㆍ하청 구조의 실태와 개선방향’ 토론회에서 주제발표를 한 안주엽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성과급을 포함한 하청업체의 평균 급여는 원청의 51.1%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안 선임연구위원이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2013년)와 기계ㆍ자동차ㆍ조선ㆍ건설ㆍ유통 등 14개 업종 원청 노동자 3만8,945명, 하청 노동자 3만4,865명을 분석해 내놓은 ‘원ㆍ하청 구조와 근로조건 격차’ 보고서에 따르면 정액급여ㆍ초과급여ㆍ성과급을 합한 1차 하청 노동자의 월 평균 임금은 291만1,000원으로, 원청 노동자 평균 급여(559만7,000원)의 52%에 그쳤다. 2차 하청 노동자는 279만1,000원, 3차 이상 하청노동자의 월급은 236만원으로 각각 원청의 49.9%, 42.2%에 불과했다.

총 근로시간은 원청 177시간, 1차 하청 174시간, 2차 하청 181시간, 3차 하청 이상 181시간으로 나타났다. 하청 단계가 늘어날수록 원청 노동자보다 급여는 적어지고, 일하는 시간을 늘어난 셈이다. 때문에 시간당 임금도 원청 3만836원→1차 하청 1만6,615원→2차 하청 1만5,752원→3차 하청 1만2,962원으로 줄어들었다.

상여금ㆍ퇴직금을 받는 비율에서도 원ㆍ하청은 크게 차이 났다. 원청은 97.2%가 상여금을, 98.4%가 퇴직금을 수령했으나 협력업체에선 상여금과 퇴직금을 받는 비율이 각각 68.9%, 86.9%에 그쳤다. 원청의 노동조합 가입률은 전체 노동자 평균(10.4%)을 크게 웃도는 39.2%로 나타났으나 협력업체의 노조 가입률은 1차 하청 7.7%, 2차 하청 4.1%, 3차 하청은 2.8%에 불과해 노조의 보호를 받는 비율도 낮았다.

안 선임연구위원은 “원ㆍ하청 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선 원청기업의 초과이윤 중 33%를 협력업체에 지원해 이들의 근로조건 개선에 쓰는 등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을 위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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