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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외환, 자산 1위 메가뱅크 초읽기

입력
2015.07.13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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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법인 10월1일까지 출범

은행명에 '외환 또는 KEB' 포함

인사 체계 2년간 이원화 등 합의

"연봉 격차 조정 등 과제 남았지만

PB·외환 분야 강점 시너지 기대"

금융업계 전반 지각변동 예고

하나금융지주와 외환은행 노조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조기 통합에 전격 합의했다. ‘5년 독립 경영’이라는 합의서에 발이 묶여 3년 반 가량 ‘한 지붕 두 가족’으로 지내온 두 은행의 통합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자산 규모 290조원에 달하는 국내 최대 은행이 탄생하면서 금융업계 전반의 지각변동이 뒤따를 전망이다.

하나금융은 13일 공시를 통해 “외환은행과의 합병원칙과 합병은행 명칭, 통합절차와 시너지 공유, 통합은행의 고용안정과 인사원칙 등에 대해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합의안에는 ▦통합법인을 10월1일까지 출범시키고, ▦통합은행 상호에 ‘외환’ 또는 ‘KEB’을 포함하고, ▦합병 후 2년간 인사운용 체계를 출신 은행별로 이원화 해 운영하는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또한 직원의 고용을 보장하고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실시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을 비롯해 김한조 외환은행장, 김병호 하나은행장, 그리고 김근용 외환노조 위원장, 김창근 하나노조 위원장 등은 이날 오전 서울 반포동 팔레스호텔에서 이 같은 통합 합의서에 서명했다.

이번 합의로 두 은행은 작년 7월 외환은행 노조가 참여하는 통합 논의가 시작된 후 1년 만에 본격적인 통합 절차를 밟게 됐다. 하나금융은 통합 하나ㆍ외환은행 출범 시기는 늦어도 9월을 넘지 않도록 하겠다는 목표다. 이날 금융위원회에 통합을 위한 예비인가 승인신청서를 제출했고, 다음달 중 본인가 승인까지 마무리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하나금융은 10일 이사회를 통해 합병 기일을 9월1일로 정하고 이를 위한 주주총회를 다음달 7일 개최한다고 공시한 바 있다.

하나금융과 외환 노조가 전격적인 합의에 이른 것은 1년 간에 걸친 지루한 공방을 거치면서 노조의 입지가 약화된 점이 결정적인 배경이 됐다는 평가다. 노조원 내부에서조차 장기 투쟁에 대한 회의적인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고, 여기에 법원이 가처분결정에 대한 이의신청을 뒤집으며 사실상 하나금융의 손을 들어줘 노조의 투쟁 동력이 급격히 약화됐다는 분석이다.

은행권 경영환경이 전반적으로 나빠지고 있다는 위기 의식도 원인이 됐다는 평가다. 특히 외환은행의 실적 하락폭이 타사 대비 큰 탓에 노조 측이 더 이상 과거 합의서 이행만을 명분으로 협상을 지연시키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외환은행 노조 관계자는 “은행 경쟁력 강화와 직원의 생존권 문제에 대한 이해가 일치해 합의에 이르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두 은행은 통합 협상이 마무리되면 단숨에 국내 최대 은행으로 올라서게 된다. 하나은행은 올 1분기 말 기준 171조3,110억원, 외환은행은 118조6,700억원의 자산(신탁자산 제외)을 보유해 통합은행 자산 규모는 289조9,810억원에 달한다. 신한은행(260조)과 국민은행(282조), 우리은행(279조원)을 넘어서게 된다. 점포수 역시 970개로 ▦국민은행 1,150개 ▦우리은행 1,090개의 뒤를 이어 3위에 올라서게 된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실질적인 리딩뱅크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두 은행의 시너지에 대한 기대가 크다.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하나은행은 개인금융이나 PB상품이 강한 반면 외환은행은 기업여신이나 외환금융 쪽에 장점이 있다”며 “통합을 통해 서로 취약부분을 보강할 경우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두 은행이 화학적 통합을 이루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이번 통합을 도출하기까지 서로에게 많은 상처를 안긴 데다 연봉 차이 극복 등 당장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는 이유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그 동안 지주사 차원에서 다양한 보상 제도를 구상해 온 만큼 합병 이후에도 화학적 통합이 원만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유환구기자 red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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