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의미 없거나 사실 호도한 내용"
정부 추가경정(추경) 예산안의 4분의 1이 문제가 있다는 국회예산정책처의 지적에 대해 정부가 13일 강력히 반박하고 나섰다. 국회의 추경안 심의를 앞두고 ‘졸속 추경’에 대한 사전 공방이 거세지는 모습이다.
송언석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은 이날 세종정부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예산정책처의 지적 사항은 대부분 별로 큰 의미가 없거나 사실을 호도한 내용”이라고 비판했다. 이는 전날 예산정책처가 추경 예산안에 포함된 145개 사업 중 36개가 연내 집행 가능성이 떨어지는 등 문제가 있다는 내용의 분석 보고서를 발표(본보 13일자 1면)한 데 따른 것이다. 기재부가 공개 석상에서 국회 소속 기관인 예산정책처를 강한 어투로 비판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송 실장은 예산정책처가 사실을 호도한 사례로 항바이러스제(리렌자) 구매 사업을 꼽으면서 “내년 하반기에 필요한 물량은 내년 예산으로 별도 검토할 사안이고, 추경 예산 편성은 항바이러스제 비축 물량을 선진국 수준인 30%이상으로 올리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앞서 예산정책처는 “내년 하반기에나 필요한 리렌자를 굳이 내년 예산이 아닌 올해 추경 예산으로 구입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송 실장은 예산정책처가 사업계획 등 사전 준비가 미흡한 사업이 16건에 달한다고 한 것에 대해 “정부는 사업계획 등을 전부 고려해 추경을 편성했기 때문에 그런 지적은 정말 무의미하다”면서 “(예산정책처가)졸속과 부실을 지적하려는 ‘도그마’(독단)에 너무 빠져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송 실장은 야당에 대해서도 “국가 재정과 경제를 떠받치기 위해 진행하는 추경을 ‘총선용’이라고 한다면 저소득층에 10만원 상품권을 뿌리는 사업은 어떻게 판단할 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추경을 통해 저소득층 200만 가구에 가구당 10만원씩 온누리 상품권을 지원하자고 주장한 것이 오히려 ‘총선용’에 가깝다고 꼬집은 것이다. 송 실장은 “세입 경정이 없으면 세출 불용(不用)으로 이어져 경기 활성화에 역행한다”면서 야당의 세입 경정 반대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세종=이성택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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