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인들 사이에 '탈LG 효과'란 말이 있다.
이는 LG 트윈스를 거쳐간 선수들이 다른 팀으로의 이적 후에는 최고의 기량을 뽐내며 그 팀의 주전 선수로 도약하게 되는 현상을 일컫는 말로 통용되고 있다.
그들은 하나 같이 '만년 유망주' 라는 꼬리표를 달고 2군에서는 최고의 기량을 뽐내거나 잠재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정작 1군에서의 활약은 미미해 다른 팀으로의 트레이드나 방출 등 타 팀으로 이적을 하곤 했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효과를 누린 대표적인 선수는 누가 있을까?
현재 KT 위즈에서 중심 타자로 활약 중인 외야수 김상현은 2000년 해태 타이거즈(기아 타이거즈 전신) 2차 지명을 받았지만 2002년 LG 트윈스로 트레이드 되었고, '2군 배리 본즈'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시원한 장타력을 선보였으나 정작 1군에서 보여준 모습은 기대 이하였다.
이후 2009년 친정 팀 기아 타이거즈로 트레이드되며 복귀한 김상현은 첫 해 타율 0.315 36홈런 127타점이라는 괴물 같은 성적으로 홈런왕과 MVP를 동시에 석권했고, 기아 타이거즈의 통산 열 번째 우승에 기여했다.
국가대표 외야수이자 현재 한화 이글스의 대표적인 리딩 히터로 '용규 놀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낸 이용규는 2004년 LG 트윈스에 지명 받았으나 첫 해에 52경기 타율 0.129에 그치는 등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후 기아 타이거즈로 이적한 이용규는 첫해부터 테이블 세터진에서 활약, 9년간 988경기 타율 0.295 안타 1101개를 때려내며 리그 최고의 테이블 세터로 거듭났다.
1년 후, LG는 차세대 4번 타자 감으로 1차 지명을 통해 박병호를 뽑았으나, 그가 LG에서 낸 성적은 273경기 타율 0.190 123안타 24홈런이 전부였다. 당시 '걸리면 넘어 간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장타력은 갖췄지만 정확성이 부족했고, 2011년 넥센 히어로즈로의 트레이드 되었다. 넥센은 곧바로 박병호를 4번 타자로 기용하는 등 지속적인 기회를 부여했고, 박병호는 넥센에서 현재까지 홈런왕 3회, 타점왕 3회, 리그 MVP 1회 등 대한민국의 4번 타자로 발돋움 했다.
서건창 역시 '탈LG 효과'를 본 선수 중 한 명으로 2008년 LG 트윈스의 육성 선수로 입단했지만 부상으로 인해 방출되었고, 이후 군문제를 해결 한 후 2012년 넥센 히어로즈에 입단, 첫 해 신인왕과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고, 2014시즌에는 한국프로야구 최초 200개(최종 201개) 안타를 쳐냄으로써 생애 첫 리그 MVP와 두 번째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는 등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김동현 인턴 기자 boyjs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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