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의 경우,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다 보면 무게에 대한 욕심이 생기곤 한다. 양쪽에 엄청난 무게를 끼우고 벤치프레스나 데드리프트 또는 스쿼트를 하는 사람들을 보면 왠지 부럽기도 하고 동경의 마음이 생기기도 한다. 하지만 운동에서 무게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가동범위를 충분히 살릴 수 있는 자세다. 남들이 무거운 걸 든다고 해서 나도 무겁게 할 필요는 없다. 또 굳이 남이 드는 무게와 자신이 들 무게를 비교할 필요도 없다. 운동경험이 오랫동안 쌓이면 자연스럽게 다룰 수 있는 무게도 올라가게 되니 처음부터 무게에 대해서 욕심을 낼 필요는 없다는 뜻이겠다. 또 사람마다 무게에 대한 능력치가 다르다. 옆 사람이 나보다 무겁게 든다고 해서 창피해 할 필요가 전혀 없는 거다. 내 몸을 위해 운동하는 것이지 남의 몸을 위해 하는 것이 아니지 않는가?
운동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몇 kg을 들어 올리느냐가 아니라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고 다룰 수 있는 무게냐는 것이다. 일단 내가 특정한 무게를 들었을 때 그 무게로 운동의 가동범위를 다 살리지 못한다면 그건 나에게 맞지 않는 거다. 예를 들어 벤치 프레스를 하는데 너무 무거워서 바(bar)가 가슴에 닿을 정도로 팔꿈치를 충분히 구부리지 못한다면 그 무게는 내가 다룰 수 없는 무게다. 마찬가지로 바벨이나 덤벨을 들고 스쿼트를 할 때도 허벅지가 바닥과 평행이 되는 지점까지 앉을 수 없다면 그건 너무 무겁다는 뜻이다. 또 데드리프트를 할 때 허리가 곧게 세워지지 않고 구부러진다면 무게를 낮춰야 한다. 한 개를 하더라도 가동범위를 충분히 살려야 근육에 제대로 된 자극을 줄 수 있다. 물론 힘을 늘리기 위해서 다른 사람의 보조를 받아 무거운 무게로 훈련을 할 때도 있지만, 보조자 없이 가동범위도 안나오는 무거운 무게를 다루게 되면 운동효과도 떨어지고 부상의 위험도 커진다. 그 날 컨디션이 좋아서 무거운 무게에 도전을 하고자 할 때에는 반드시 트레이너 등 보조자의 도움을 받도록 한다.
가끔 보면 스쿼트를 할 때 무거운 무게를 끼우고 충분히 앉는 것이 아니라 무릎만 아주 살짝살짝 구부리면서 운동하는 사람이 있다. 차라리 이보다는 충분히 앉을 수 있을 정도의 무게로 운동하는 것이 효과가 더 클 것이다. 또 덤벨을 들고 이두박근 운동인 덤벨컬 동작을 할 때 몸의 반동을 이용해야만 팔이 올라간다면 그 무게는 자신에게 맞는 무게가 아니다. 즉 이두박근에 집중적인 자극을 줘야 하는 운동을 온몸의 반동을 이용해서 들어 올리면 힘이 분산돼서 운동효과가 떨어지게 된다. 나도 한 때 무게에 대한 욕심이 지나쳤던 때가 있었다. ‘남자라면 이 정도는 들어줘야지.’ 하면서 엄청나게 무게를 끼우고 온몸을 움직여가며 운동했었다. 그 때 무리를 해서 아직도 팔꿈치와 왼쪽 어깨가 좋지 않다. 중간중간 허리를 삐끗한 경험도 많다. 결국 남의 눈 의식하다가 내 몸에 무리가 간 것이다. 그 후로 지금까지 무게를 좀 낮추는 대신 완벽한 가동 범위를 살려서 운동을 했더니 오히려 그 때보다 눈에 띄는 변화를 경험할 수 있었다. 물론 부상의 위험도 줄어들었다.
근육에 제대로 자극을 주려면 자신이 충분히 컨트롤 할 수 있는 최대 무게를 알아야 한다. 만약 지금까지 운동을 할 때 가동범위도 못 살리면서 온몸의 반동으로 무게를 들어 올렸다면 지금부터라도 무게를 좀 낮춰서 가동범위를 충분히 살려서 운동해보자. 아마 지금껏 못 느꼈던 새로운 자극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다루기 힘든 무거운 무게로 열 번 깔짝대는 것 보다 다룰 수 있는 무게로 가동범위를 최대한 살려서 다섯 번 반복하는 것이 더 만족스런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자, 이제 준비되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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