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한정 이벤트, 눈 성형 50만 원’. ‘얼굴이 작아지는 매직 이마축소 50% 할인’. ‘800만 원짜리 물방울 가슴성형을 500만 원으로 할인’.
병원을 찾아 준다는 일부 스마트폰 앱에 성형외과 수술비와 피부과 시술비 할인 광고로 넘쳐나고 있다. 대중교통과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의료광고 규제가 강화되자 상대적으로 쉬운 스마트폰으로 옮겨 불법 광고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앱이 인기를 끌자 또 다른 모바일 앱도 유명 성형외과 수십 곳으로부터 견적을 내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시술 커머스’라는 카테고리를 안내하고, 시술후기도 공개하고 있다.
이들 모바일 앱은 위치와 키워드 기반의 광고 수익, 병ㆍ의원 마케팅 솔루션 제공 등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 즉 영업을 통해 모바일 플랫폼에 병원을 입점하고, 이벤트 노출과 의사 상담 메신저, 병원 검색 등으로 솔루션 사용료와 광고료를 받는다. 130여 병원이 입점해 있는 한 병원 찾기 모바일 앱은 성형외과 피부과 치과 안과 일색이다. 심지어 이 같은 모바일 앱 회사가 ‘우수 벤처 기업’으로 소개되고 있다.
의료계는 이런 행위가 명백히 불법 광고이고,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피해가 갈 것으로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의료법 제27조에는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에게 소개ㆍ알선ㆍ유인하는 행위 및 이를 사주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돼 있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의료법 개정안에도 시술 전후를 비교하는 사진 광고와 치료경험담, 치료효과 보장 등을 실어도 불법이다.
보건당국은 지난 2011년 소셜 커머스를 통해 진료비 할인 등 병원 이벤트가 횡행하자 이를 의료법 위반이라고 유권 해석했다. 업체가 수수료를 받고 할인된 의료쿠폰이나 시술권을 공동 판매한 행위를 환자 유인으로 본 것이다.
의료법 개정안은 영화관, 지하철에서의 성형수술 대중광고를 전면 금지하는 것은 물론, 지하철과 버스 등 교통수단의 내부광고도 사전심의 대상에 포함하고 있다. 조수영 대한성형외과의사회 홍보이사는 “모바일 앱의 이벤트 광고 노출은 환자 유혹 행위”라고 했다.
의료계에서는 이 같은 스마트폰 앱을 통한 진료비 할인 이벤트가 의료의 질을 떨어뜨려 환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 성형외과 원장은 “불법 유인, 알선행위가 결국 미용성형을 망설이는 환자의 수요를 만들고, 공장형 수술, 미숙련 의사나 섀도 닥터(대리수술 의사)의 수술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법조계도 “의료법에 따르면 외국인 환자를 유치하기 위한 앱은 합법이지만 국내 환자를 유치하는 스마트폰 이벤트는 불법”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이들 앱 업체는 이 같은 행위가 불법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진료비 할인과 시술 전후 사진을 담은 병원 이벤트 광고를 모아 보여주고 있지만, 광고 노출 통로만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보건당국은 수수방관하지 말고 환자 안전을 위해 불법 성형광고의 온상이 된 스마트폰 앱에 대한 규제에 나서야 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