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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증시 시총서 한 달 새 한국 GDP 2배 증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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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증시 시총서 한 달 새 한국 GDP 2배 증발

입력
2015.07.13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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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증시에서 최근 한 달 사이 증발한 시가총액이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2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세계 금융시장과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 증시의 시가총액은 지난 9일 기준 6조4,612억 달러(약 7,301조원)로 집계됐다. 중국 증시에 상장된 기업의 시가총액은 한 달 전(9조6,905억 달러ㆍ1경951조원)보다 3조2,293억 달러(약 3,649조원) 줄어들었다.

한 달간 감소액은 지난해 한국 GDP(1조4,495억 달러·1,638조원)의 2.23배에 해당한다.

올해 들어 중국 증시에서는 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상장기업들의 시가총액도 크게 불어났다. 강세장 덕분에 중국 증시의 시가총액은 지난달 14일(10조499억달러ㆍ1경1,357조원)에 처음으로 10조 달러를 넘기도 했다.

승승장구하던 중국 증시가 고꾸라질 조짐을 보인 것은 지난달 중반부터였다. 하루 3% 이상 급락하는 날이 속출하면서 상하이종합지수는 한 달 새 30% 넘게 폭락했다. 증시가 폭락하자 중국 정부는 위축된 투자심리를 안정시키려고 신용규제 완화, 기업공개(IPO) 속도 조절 등 다양한 정책을 내놓았으나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지난 8일에는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성분지수가 각각 6%, 3% 가까이 폭락하면서 패닉 장세를 나타냈다. 하루 만에 중국 증시의 시가총액은 3,321억 달러(약 375조3,000억원) 줄었다. 한국 코스피의 ‘대장주’인 삼성전자(시가총액 185조원ㆍ10일 기준) 같은 기업이 하루 새 2개나 사라졌다는 얘기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인 중국 증시의 규모를 고려할 때 변동성 확대는 세계 경제를 뒤흔들 만한 폭발력을 지닌다. 실물 경기는 나아지지 않고 있는데, 유동성을 풀어 증시를 떠받들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중국 증시의 거품 붕괴의 우려마저 나오는 상황이다. 특히 빚을 내 투자하는 신용거래 규모가 크다는 점에서 증시 거품이 꺼지면 중국뿐 아니라 세계 경제에도 큰 충격을 준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상하이와 선전 증시의 신용잔고액은 2조2,700억위안(약 412조원)으로 1년 만에 477% 늘어났다. 이는 증권사들의 공식 집계에 잡힌 액수로 그림자 금융을 활용한 우산신탁(5,000억위안 추정)이나 장외 거래(8,000억위안 추정)까지 합치면 신용거래 규모는 엄청나게 불어난다. 8,900만명에 달하는 투자자 중 상당수는 신용거래를 한다는 점에서 시장 폭락세가 이어지면 빚을 갚느라 소비 지출을 줄이는 투자자가 늘어나 중국 경제에 악재가 될 수밖에 없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중국 증시 가치가 거의 매일 (유동성 위기에 시달리는) 그리스 GDP의 몇 배 이상 사라진다”며 “중국이 글로벌 펀더멘털(기초여건)에 심각한 충격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진주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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