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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딩크와 불화로 월드컵 벤치신세 '불운'

입력
2015.07.1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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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생활 24년간 술ㆍ담배 입에 안 대

술, 담배, 몸무게 그리고 전매특허 ‘꽁지 머리’까지. 김병지(45)는 지난 24년간 한 점 흐트러짐 없는 자기 관리로 선수 생명을 이어왔다. 1992년 울산 현대에 입단하면서 프로 선수의 삶을 시작한 김병지는 아직까지 선발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현역 선수다. 그의 나이 앞자리는 두 번이나 바뀌었지만 빠른 발과 뛰어난 반사신경은 여전하다.

국가대표 수문장은 김병지에게 희비가 엇갈렸던 자리이기도 하다. 김병지는 1998년 프랑스월드컵 네덜란드전에서 5실점에도 불구하고 몸을 날리는 슈퍼세이브를 선보여 월드컵 스타로 우뚝 선 바 있다. 한국은 0-5로 패했지만 유일하게 빛난 선수는 김병지였다. 당시 네덜란드 대표팀을 이끌었던 거스 히딩크 감독 역시 이날 김병지가 보여준 활약을 높이 평가했다. 히딩크와 김병지는 3년 만에 대표팀 감독과 선수의 인연으로 다시 만났지만 이때부터 김병지의 시련은 시작됐다. 2001년 홍콩 칼스버그컵 파라과이전에 주전 골키퍼로 출전한 김병지가 하프라인 부근까지 직접 공을 치고 나간 것. 이 사건으로 히딩크의 눈 밖에 난 김병지는 이운재와의 골키퍼 경쟁에서 밀렸다.

김병지는 결국 2002년 한일월드컵 경기에 한 번도 출전하지 못한 채 벤치에서 한국의 4강 신화를 지켜봐야 했다.

광양=이현주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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