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북부 등 완전 해갈은 안 돼
제9호 태풍 ‘찬홈’의 영향으로 제주 산간에 무려 1,400㎜ 넘는 폭우가 쏟아졌다. 강풍으로 항공기들이 무더기 결항하고 뱃길도 끊겨 관광객과 도민들의 발이 묶였다. 이번 태풍은 13일까지 전국에 비를 뿌리겠지만, 가뭄 해갈은 어려울 전망이다.
12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날 오후 10시 현재까지 이틀 동안 한라산 윗세오름에 1,425.0㎜를 비롯, 산간 지역에 기록적인 비가 내렸다. 지리산 뱀사골(302.0㎜), 경남 하동 화개면(228.5㎜) 등도 많은 강우량을 기록했다. 또한 제주를 오가는 국내선 항공기 188편(국제선 6편)이 결항되면서 관광객 등 이용객 2,000여명이 불편을 겪었다. 제주와 목포, 부산 등을 잇는 여객선과 가파도ㆍ마라도 등 부속 섬을 왕래하는 도항선 운항도 모두 통제됐다. 도내 항ㆍ포구에는 선박 2,000여 척이 대피했고, 해수욕장 입욕이 차단됐다.
찬홈은 이날 오후 9시 현재 충남 서산 서쪽 140㎞ 해상을 지나 북북동진 중이며 세력은 점차 약해지고 있다. 13일 오전 3시 강화도 서북서쪽 옹진반도로 상륙, 오전 9시 평양 동북동쪽 육상에서 열대저압부로 약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13일까지도 전국적으로 많은 비와 함께 강한 바람이 불 것으로 예보됐다. 서해안에는 태풍경보 또는 태풍주의보가 내려졌다. 12~13일 양일 간 예상 강수량은 남해안ㆍ지리산 일대가 50~100㎜, 수도권ㆍ강원 영서ㆍ전남ㆍ경남이 30~80㎜, 충청ㆍ전북 20~60㎜, 강원 영동ㆍ경북 10~40㎜ 등이다.
김용진 기상청 통보관은 “가뭄 해갈을 위해 100㎜ 이상 비가 와야 하는데, 현재 가뭄이 심한 경기 북부ㆍ강원 영서의 강수량은 여기에 크게 못 미친다”며 “이번 태풍으로도 가뭄 완전 해갈은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제11호 태풍 ‘낭카’의 영향으로 이후 비가 더 오겠지만 역시 가뭄 해소에는 부족할 전망이다. 중형태풍인 낭카는 일본 오키나와 남동쪽 약 1,350㎞ 해상에서 이동하고 있으며, 17일 일본 규슈 부근으로 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17일 오후부터 18일 오전 사이 강원 영동ㆍ전남ㆍ제주ㆍ경북ㆍ경남에 비가 예보됐다. 하지만 기상청은 “강수량은 평년(4~20㎜)과 비슷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주=김영헌기자 tamla@hankookilbo.com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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