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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전후 70년 담화서 '사죄' 없이 '반성'으로 때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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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전후 70년 담화서 '사죄' 없이 '반성'으로 때우나

입력
2015.07.11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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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야마담화 계승은 전제' 주장하며 식민지배 직접 언급 안할듯

교도통신 "'전쟁 반성'만 표명한 연설에 미국 긍정적 평가…자신감 얻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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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머지않아 발표할 전후 70년 담화에서 '식민지 지배'와 '침략'을 사죄하지 않고 전쟁에 대한 반성만 담을 것이라는 관측이 대두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일본이 제국주의 정책을 추진하며 일으킨 전쟁을 침략이라고 인정하는 것에 관해 이미 부정적인 견해를 밝힌 바 있다. 이런 인식의 연장선상에서 담화를 발표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일본 산업시설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록 과정에서 최근 불거진 '강제 노동' 논란에 대해 아베 정권 핵심 인사가 '한일 병합조약과 식민지 지배가 적법한 것'이었다는 전제로 발언한 것을 보더라도 전후 70년 담화에 식민지 지배에 대한 사죄가 포함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실제로 아베 총리는 무라야마(村山) 담화를 부정한다는 비판을 의식해 '역대 정권의 담화를 계승한다'는 방침을 수차례 확인하면서도 핵심 내용인 식민지 지배와 침략에 대한 사죄를 자신이 직접 언급하는 것을 피하고 있다.

10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한일의원연맹과 일한의원연맹의 합동 총회에서 양국 의원연맹은 전후 70년 담화에 무라야마 담화를 비롯한 역대 정권의 견해를 반영해 한일 관계를 심화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방침을 확인했으나, 이것이 식민지배와 침략에 대한 아베 총리의 사죄를 보증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날 아베 총리를 면담한 서청원 한일의원연맹 회장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서 회장 일행을 면담한 자리에서 '70년 담화가 과거의 담화를 전제로 작성될 것이며 전쟁에 대한 반성 등이 포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사히(朝日)신문과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은 아베 총리가 담화에 관해 "역대 총리의 담화를 총체적으로 계승한다. 앞선 대전(大戰)에 대한 반성의 뜻을 표명하고 전후 평화국가로서 걸어온 것을 보고한다"는 언급을 했다고 동석한 누카가 후쿠시로(額賀福志郞) 일한의원연맹 회장의 발언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는 한반도 등을 식민 지배한 것에 대해 전직 총리가 이미 사죄했고 그런 뜻이 현재도 계승되고 있으니 70년 담화에서 반복해 언급하지 않고 전쟁에 대한 반성의 뜻만 직접 밝히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교도통신은 아베 총리가 전쟁에 대한 '통절한 반성'을 70년 담화에 명기하고 '사죄' 표현은 보류하는 방향으로 담화를 작성할 방침을 굳혔다고 아베 총리의 측근을 인용해 11일 보도했다.

아베 총리는 올해 4월 미국 의회 상·하원 합동 연설 때 식민지 지배와 침략에 대한 사죄 없이 전쟁에 대한 반성만 언급했음에도 미국의 반응이 긍정적이었다고 인식하고 있으며, 여기서 자신감을 얻어 이 같은 방침을 굳혔다고 교도는 분석했다.

당시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은 '일본에 책임이 있다는 것을 명확히 했다'고 평가한 바 있다.

전후 70년 담화에 관해 아베 총리에게 제언할 전문가 모임인 '21세기 구상 간담회'의 좌장 대리이며 아베 총리의 측근인 기타오카 신이치(北岡伸一) 국제대학 학장은 최근 이런 구상을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

그는 일본이 침략 전쟁을 일으킨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총리가 사죄하는 것은 '별개의 이야기'이고 화해는 쌍방의 노력으로 이뤄지는 만큼 일방적인 사죄를 계속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식민지 지배와 침략에 대한 사죄를 직접 언급하지 않은 담화가 발표되면 한국과 중국의 반발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아베 정권은 그런 내용이 담긴 무라야마 담화는 이미 계승하고 있다는 등의 논리로 반박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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