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ㆍ재고관리 등 글로벌 경쟁력
관광산업 활성화도 중요 잣대로
이번 서울시내 면세점 사업자 선정 경쟁의 승부수는 글로벌 경쟁력이었다. 주로 해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면세점 사업은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을 피할 수 없다.
최근 들어 글로벌 기업들은 인수ㆍ합병(M&A) 등을 통해 몸집 불리기에 주력하는 추세다. 이들과 제대로 된 경쟁을 하려면 면세점 사업에서도 고도의 유통 마케팅 역량과 고객 관리 능력이 핵심이다. 이번에 선정된 HDC신라가 도심형 면세점으로는 서울 용산에 세계 최대 규모인 6만5,000㎡의 부지를 마련한 것도 글로벌 기업들의 대형화 흐름과 무관치 않다.
여기에 면세점 사업의 특수성도 고려됐다는 분석이다. 제조업체들이 입점해 물건을 판매하는 백화점과 달리 사업자가 직접 물품을 사들여 되파는 형태의 면세점 사업 특성을 감안할 때 상당한 자금력과 재고 관리 능력이 필수다.
그렇지 않으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같은 질병이나 환율 등 예상치 못한 돌발적인 변수에 무너지기 쉽다. 관세청이 총 1,000점 만점으로 제시했던 이번 면세점 사업자 선정 기준에서 재무건전성 및 사업 전략 등을 포함한 ‘운영인의 경영 능력’(300점)과 재고 관리 역량 등의 ‘특허보세 구역 관리 역량’(250점)이 가장 높은 평가 항목으로 책정된 것도 이 때문이다.
관광산업 활성화 부분도 중요한 잣대로 작용했다. 정부가 당초 서울 시내 면세점 유치 취지를 관광 산업 발전을 통해 경제 살리기를 표방했기 때문이다. 이번 면세점 사업자 선정에 나선 업체들도 하나같이 관광 한류를 전면에 내세웠다. 한화갤러리아는 여의도 63빌딩을 중심으로 공영방송인 KBS와 손잡고 다양한 한류 콘텐츠 및 유망 중소기업의 우수 제품을 발굴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이를 통해 외국 관광객 뿐만 아니라 내국인들의 여의도 방문 기회를 늘려나가겠다는 복안이다.
면세점 사업자에 선정된 업체들은 일제히 환영하는 분위기다. HDC신라 관계자는 “면세점을 통해 대한민국 관광산업과 지역경제를 함께 살리겠다는 장기적인 로드맵이 높게 평가 받은 것 같다”며 “앞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최고의 면세점을 만들어 대한민국 관광산업 발전과 국가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도 “공영방송인 KBS와 함께 다양한 문화 콘텐츠로 한층 더 진화된 한류 문화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며 “유망 중소기업의 우수 제품 발굴로 외국인 관광객은 물론 내국인들의 방문 기회도 늘려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허재경기자 ric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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