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증가하던 정부의 연구개발(R&D)사업 투자예산이 25년 만에 줄어 들었다.
정부는 10일 황교안 국무총리 주재로 제9회 국가과학기술심의회를 열고 내년도 연구개발사업에 올해보다 2.3% 감소한 12조6,38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미래성장동력 창출분야에 올해보다 8.1% 증가한 1조1,423억원, 중소ㆍ중견기업 지원에 1조3,821억원을 투입한다. 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관심이 높아진 감염예방 등 재난재해ㆍ안전 분야에 11.2% 늘어난 7,083억원을 투자하고 기초연구 분야에도 1조1,071억원을 지원한다.
국가 R&D 예산이 줄어든 것은 1991년 이후 처음이다. 정부는 올해부터 일정기간 지나면 자동으로 지원을 중단하는 일몰제를 도입한 영향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중소ㆍ중견기업 지원을 늘리고 대기업 직접 지원을 축소한 것도 감소 원인 중 하나다. 최종배 미래창조과학부 창조경제조정관은 “과거 R&D 사업을 시작하면 무한정 지원됐지만 이제는 지속사업인지 일정기간만 적용할 사업인지 검토해 반영하다 보니 예산이 많이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야심 차게 추진 중인 달 탐사 프로젝트 예산도 100억원만 반영됐다. 국회는 지난해에도 올해 한국형 달 탐사 사업 예산 410억원 전액을 삭감했다. 이처럼 예산확보에 실패하면서 2020년 최종 발사를 목표로 추진하는 달 탐사 계획이 늦춰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래부 관계자는 “지난해 필요한 연구를 정부출연연구기관이 일부 예산을 확보해 투자한 만큼 큰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임소형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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