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학생들의 생애 첫 야구 관람
“캐치 잇! 캐치 잇! 보이스(Catch it! Catch it! Boys!)”
섭씨 36도에 달하는 후텁지근한 날씨에도 커스틴 코프만(16ㆍ남아프리카공화국)은 목이 터져라 한국 야구 대표팀을 응원했다. 남아공 케이프타운 출신의 코프만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야구를 ‘직관(직접 관람)’했다. 야구 불모지 남아공에서 텔레비전을 통해서만 보던 야구를 눈 앞에서 보게 된 것. 케이프타운 모뉴먼트 파크 고등학교 12명의 학생들과 선생님 2명은 10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광주유니버시아드 야구 준결승 한국-대만전을 단체 관람했다. 문화 교류와 리더십 교육의 일환으로 한국을 찾은 이들은 야구 관람으로 광주에서의 마지막 밤을 마무리했다.
학생들은 경기 규칙이 이해가 안가는 듯 한국인 자원봉사자에게 설명을 듣다가도 안타가 터지자 두 손을 치켜들며 환호성을 질렀다. 파울 볼을 잡아낸 관중에게는 박수를 보냈다. 한국 관중들처럼 치킨을 뜯으며 경기를 지켜보는 모습도 사뭇 자연스러웠다. 학생들을 인솔하는 디르크 반 라인 선생님은 “축구, 럭비 경기장과 달리 외야 쪽으로 경기장이 뚫린 것이 신기하다”며 “야구 규칙도 모르고 왔지만 응원 열기, 먹고 마시는 분위기 등은 케이프타운과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최근 남아공에서도 학교 신생팀이 생겨나고 있다. 남아공에 돌아가서도 야구를 직접 볼 수 있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코프만은 “광주에서 특별한 추억을 많이 만들었다. 고마운 마음을 담아 한국을 응원하겠다”며 대표팀에 응원을 보냈다. 하지만 한국은 대만에 0-2로 패했다. 한국대표팀은 12일 미국과 동메달 결정전을 치른다.
광주=이현주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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