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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질러라! 크리에이티브를 위한 120가지 충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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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질러라! 크리에이티브를 위한 120가지 충고

입력
2015.07.10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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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하마드 알리를 순교자 성 세바스찬으로 묘사한 조지 로이스의 에스콰이어 표지. 1960년대를 상징하는 이미지로 베트남전쟁, 인종, 종교라는 자극적인 이슈를 한꺼번에 제기해 충격을 줬다. 세종서적 제공
무하마드 알리를 순교자 성 세바스찬으로 묘사한 조지 로이스의 에스콰이어 표지. 1960년대를 상징하는 이미지로 베트남전쟁, 인종, 종교라는 자극적인 이슈를 한꺼번에 제기해 충격을 줬다. 세종서적 제공

1985년 미국 뉴욕의 맨해튼 도심에 옥외 광고판이 붙었다. ‘미국의 가장 위대한 남성복 디자이너 4명은: 랄○ 로○, 페○ 엘○○, 캘○ 클○○,’ 여기까지는 누구나 쉽게 알 수 있었다. 랄프 로렌, 페리 엘리스, 캘빈 클라인은 정말로 가장 위대한 미국 패션 디자이너였으니까. 하지만 토○ 힐○○는 누구도 도저히 짐작할 수가 없었다. 활화산처럼 터져버린 호기심이 뉴욕을 뒤덮었다. 마침내 소년 같은 웃음과 발음하기 어려운 이름의, 이제 막 첫 상점을 런칭한 젊은 패션 디자이너 토미 힐피거가 그 주인공임이 알려졌을 때, 그는 그야말로 단숨에 가장 유명한 미국의 남성복 디자이너가 되었다. 조지 로이스의 뻔뻔하도록 대담하고 창의적인 광고 덕분이었다.

‘겁나게 중요한 충고’(원제 Damn Good Advice)는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광고계의 천재이자 도발적인 문화 선동가였던 조지 로이스가 82세(2013년)에 출간한 크리에이티브를 위한 충고 120가지를 담은 책이다. 그래픽 디자이너 출신의 광고인답게 책은 간단한 명령문과 강렬한 이미지들로 60여년에 걸쳐 터득한 창의성의 비법을 전달한다.

겁나게 중요한 충고 조지 로이스 지음ㆍ박소원, 박유진 옮김 세종서적 발행ㆍ188쪽ㆍ1만4,500원
겁나게 중요한 충고 조지 로이스 지음ㆍ박소원, 박유진 옮김 세종서적 발행ㆍ188쪽ㆍ1만4,500원

관습을 깨뜨리는 독창적인 ‘빅 아이디어’를 통해 안 되는 것도 되게 만든 그의 창의성은 심각한 경영난에 빠진 잡지 에스콰이어를 구출해낸 작업들을 통해 혁혁하게 빛난다. 창작이 고통이라는 말을 도통 이해할 수 없는 이 정력적인 일 중독자에게 폭발적인 매출과 그로 인한 이윤은 지겹도록 당연한 결과였지만, 돈과 관계없이 그는 옳다고 믿는 일에는 추호의 망설임 없이 몸을 던졌다. 그가 에스콰이어 표지를 통해 파격적으로 벌였던 인종차별 반대 광고, 정치 캠페인 등은 1960년대를 상징하는 문화 아이콘으로 현재 뉴욕 현대미술관에 전시돼 있다.

“발로 생각하라, 그리고 일을 저질러라.” “위대한 아이디어를 발표할 때는 멍청한 질문에 대한 답변도 준비하라.” “절대 똥을 먹지 마라. 똥처럼 보이고, 똥 냄새가 나고, 똥 맛이라면… 그건 바로 똥이다.” 광고업계 종사자가 아니더라도 사회생활에 도움이 될 법한 조언들이 잘난 척하는 유머 속에서 반짝반짝 빛난다.

박선영기자 aurevoi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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