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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가톨릭, 식민지시대 원주민에 중죄 저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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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가톨릭, 식민지시대 원주민에 중죄 저질렀다"

입력
2015.07.10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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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볼리비아를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과 함께 볼리비아 전통 모자를 쓰고 웃고 있다. AP
9일 볼리비아를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과 함께 볼리비아 전통 모자를 쓰고 웃고 있다. AP

남미 순방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볼리비아를 방문해 가톨릭 교회가 식민지 시대에 라틴 아메리카 원주민을 억압했다며 이에 대해 사과했다. 또 교황은 불평등과 물질만능주의, 빈곤을 야기하는 ‘새로운 식민주의’를 해체하기 위해 전세계적인 사회운동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사회 운동가와 농부 청소부 볼리비아 원주민들과 함께 한 자리에서 교황은 환경파괴에 대해 다시 한번 날카롭게 비판했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화제를 전환해 남미의 식민지 문제에 대해 사과했다. “누군가는 아마 ‘식민주의 문제에 대해 교황은 항상 교회가 한 일에 대해서는 묵과한다’ 고 이야기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교황은 “애석함을 담아 이 이야기를 한다, 신의 이름 잘못 앞세우며 아메리카 원주민들에게 많은 중대한 죄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교황은 또 “교회의 잘못 뿐 아니라 소위 아메리카 정복 시기에 원주민들에게 자행되었던 범죄들에 대해 겸허하게 용서를 구한다”고도 했다. 이어 “우리는 십자가의 힘으로 칼의 논리에 강력하게 반대한 수많은 성직자도 기억했으면 좋겠다”며 “수많은 죄가 있었지만, 원주민들을 지키려 했던 사람들 덕분에 충만한 은총도 있었다”며 준비된 원고에 없던 말을 덧붙였다. 이 자리에 참석한 원주민 지도자는 “우리가 바라던 것 이상의 사과였다”며 교황의 사과를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 태생의 프란치스코는 가톨릭 교회 사상 첫 남미 출신 교황이다. 교황의 이번 사과는 그가 교회를 자신의 출생지인 남미 가난한 사람의 피난처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교황은 에콰도르에서 볼리비아에 이르기까지 남미 순방 내내 라틴 아메리카의 통합을 강조했다. 또 자본과 이윤 추구에만 매달리는 경제체제에 대해 계속해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특히 “노동자와 빈민들의 허리띠를 졸라매게 하는 긴축재정”이란 언급을 통해 현재 그리스의 상황에 대해서도 간접적으로나마 관심을 표현했다.

이정민 인턴기자 (서강대 신방과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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