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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파고드는 "자살 동반자 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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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파고드는 "자살 동반자 구합니다"

입력
2015.07.10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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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등서 자살정보 교환 기승

연결되면 글ㆍ계정 사라져 추적 안 돼

일베 등 유명 커뮤니티서도 3배 증가

신고돼도 삭제 한계 '감시 사각지대'

지난 5월 강원 원주시 한 민박집 객실에서 남성 3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온라인에서 정보를 교환한 뒤 동반 자살을 감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블로그에 게시돼 있던 자살 방법을 읽은 한 남성이 SNS 아이디로 동참을 유도하는 댓글을 달자 나머지 2명이 해당 남성과 온라인으로 접촉해 자살을 공모한 사건이었다.

온라인에서 자살을 부추기고 동반 자살을 요청하는 글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자살 정보는 얼마 전까지 대형 포털의 지식검색이나 소규모 ‘자살 카페’를 통해 암암리에 유통됐지만 최근 들어 파급력이 훨씬 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명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무분별하게 확산되고 있다.

중앙자살예방센터와 경찰청은 지난달 15~28일 ‘인터넷자살유해정보 집중모니터링’을 실시한 결과, 총 7,196건의 자살유해 정보가 신고ㆍ접수됐다고 10일 밝혔다. 2013년 1,321건, 지난해 2,384건이 신고됐던 것을 감안하면, 신고 건수는 매년 폭증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두드러진 특징은 SNS를 활용한 자살 정보 교환이 급증했다는 점이다. SNS에 노출된 자살 관련 글은 총 959건이 신고됐는데, 대부분은 트위터(946건)에 올라온 것들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트위터 등 SNS를 통해 오가는 자살 정보는 ‘치고 빠지기’ 식으로 유통돼 신고되지 않은 내용이 훨씬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트위터로 계정을 만들어 동반 자살을 요청하는 글을 올린 뒤 글에 기재한 카카오톡 등 아이디로 연락이 오면 곧바로 글을 지우거나 계정을 없애 버리는 식이다. 올해 초 서울 광진구에서 동반자살을 시도했다가 구조됐던 10대 청소년 두 명도 SNS를 통해 연락처를 주고 받아 자살을 논의한 경우였다.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등 일부 유명 커뮤니티에서도 자살 유해 정보는 쉽게 찾을 수 있다. 모니터링 기간 중 해당 커뮤니티에 올라 온 자살 관련 글은 581건으로 지난해 176건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했다. 자살예방센터 측은 “581건 외에 별도로 신고된 2,708건도 대부분 새로 생긴 크고 작은 커뮤니티에 올라온 게시글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체 모니터링 인력을 두고 ‘JASAL’이나 ‘자샬’ 등 자살 유사어가 포함된 게시물을 삭제하는 등 관리를 하는 대형 포털사이트를 피해 중소 커뮤니티에 자살 관련 글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자살 유해정보가 범람하고 있으나 감시의 손길은 미치지 않고 있다. 자살 정보에 대한 일관된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은데다 무엇보다 삭제 권한이 없는 곳이 많아 신고가 들어와도 별달리 손 쓸 방법이 없는 까닭이다. 이번에 신고된 7,196건의 글 중 실제 삭제가 된 경우는 1,855건(25.8%)에 불과했다. 자살예방센터 관계자는 “개인끼리 주고받는 SNS는 고사하고 많은 이들이 보는 커뮤니티 게시글조차 삭제 요청 이메일을 보내는 정도밖에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지적했다.

박종익 강원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충동적인 행동을 할 가능성이 높고, 인터넷 사용 시간이 많은 청소년들에게 온라인의 자살 유해정보는 치명적”이라며 “자살을 부추기는 게시물에 대한 법적 규제 장치를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정기자 fac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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