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6승 29패로 최하위 팀, 김영주 감독 복귀하며 환골탈태
결승서 국민은행에 69-62 승리
농구 전설 박신자 "소질 보다 노력"
‘승부사’ 김영주(47) 감독이 복귀한 구리 KDB생명이 ‘우리은행 박신자컵 서머리그’ 초대 챔피언에 등극, 지난 시즌 꼴찌에서 환골탈태를 예고했다.
KDB생명은 10일 강원 속초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청주 국민은행을 69-62로 제압했다. 4전승으로 우승한 KDB생명은 상금 500만원을 받았다. 2쿼터까지 접전을 벌이던 KDB생명은 3쿼터 들어 안혜지의 3점슛으로 39-38로 역전한 후 김소담의 훅슛, 국민은행의 공격자 반칙 등을 틈타 순식간에 점수차를 43-38로 벌렸다. 4쿼터에서는 구슬과 노현지의 연속 3점슛으로 57-46으로 앞서기 시작한 뒤 리드를 놓치지 않았고, 김시온의 3점으로 67-59를 만들면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3년 만에 KDB생명 사령탑으로 돌아온 김 감독은 첫 공식 복귀 무대부터 우승을 차지하며 단번에 팀을 바꿔 놓았다. 지난 시즌 KDB생명은 6승29패라는 참담한 성적으로 최하위에 그쳤다. KDB생명은 시즌 도중 사퇴한 안세환 전 감독에 이어 임시 지휘봉을 맡겼던 박수호 감독대행 체제를 포기하며 김 감독의 복귀를 결정했다. 김 감독은 2010년부터 2년간 KDB생명 지휘봉을 잡으면서 2010~11시즌엔 팀을 7년 만에 챔피언결정전에 진출시켜 준우승을 이끌었지만 2011~12시즌이 끝난 뒤 팀을 떠났다.
박신자컵 서머리그는 한국 여자농구의 1세대 간판 선수였던 박신자(74)씨를 되새기는 대회다. 1967년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제5회 세계여자농구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은 준우승이라는 역사적인 성적을 냈는데 당시 박씨는 세계 대회 첫 MVP에 오르며 한국농구의 여왕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던 전설이다. 준우승 팀에서 MVP가 나왔을 만큼 활약이 대단했는데 박씨는 대회 6경기에서 평균 19.2점을 올렸다. 당시 공로로 세계여자농구 명예의 전당에 동양인 최초로 헌액됐다. 박씨는 그 해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도 일본을 꺾고 우승하는 데 앞장섰다. 그러나 그는 불과 27세의 나이에 코트를 떠났다. 이번 대회는 유망주 프로젝트 겸 여자농구 붐을 일으키자는 취지에서 신설된 대회다. 대회 첫 날이었던 지난 6일 속초실내체육관을 찾은 박씨는 “내 이름을 딴 대회가 열린다는 것은 내 생애의 보너스”라면서 “난 누구보다도 연습을 많이 했다. 왼손으로 훅슛을 쏘는 선수가 있으면 따라 했고, 빠른 선수가 있으면 늘 경쟁했고, 누군가 슛 300개를 던지면 나는 301개를 쐈다. 소질보다 중요한 건 노력”이라며 제2의 박신자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뜻 깊은 메시지를 전했다.
성환희기자 hhsung@h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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