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중심의 따뜻한 경영 표방
매달 고객 패널 초청해 업무 점검
포인트로 연체 상환 서비스도
금융권 첫 기부 전용 사이트 개설
자영업자 김종민(가명)씨는 최근 신용 문제로 카드 한도가 축소돼 카드 이용에 어려움을 겪었다. 당장 카드로 결제해야 거래처가 한 두 군데가 아닌데 한도가 모자라 결제를 미룰 수밖에 없었다. 김씨는 카드사에 각종 증빙자료를 제출하며 가처분소득을 다시 산출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모범규준상 불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았다.
하지만 며칠 후 뜻밖의 전화를 받았다. 카드사 담당임원이 직접 김씨에게 전화해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원하는 결과를 도출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사과한 것이다.
과정은 이랬다. 고객불만 접수 시 담당 임원의 휴대폰으로 해당 민원이 전송되는 신한카드의 ‘이청득심(以聽得心)’ 제도에 따라 연락을 받은 임원이 김씨의 요청대로 가처분소득 산출 방안을 검토하도록 실무진에 지시했다. 하지만 임원은 아무리 김씨에게 유리하게 기준을 바꿔보아도 한도를 추가 상향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보고를 받았고, 김씨이게 직접 사과 전화를 한 것이다. 김씨는 “비록 내 민원이 해결되지는 않았지만 큰 기업의 임원이 내 작은 민원을 듣고 사방팔방으로 노력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정말 고마웠다”며 “사업을 하는 동안 계속 이 카드사를 내 주거래 카드로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원 주도하에 즉각적이고 신속한 해결책을 마련하도록 한 ‘이청득심’ 은 신한카드의 고객중심주의 경영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제도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물론 임원이 개입한다고 해서 모든 민원을 다 해결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임원이 직접 고객에게 민원 처리 과정을 설명하고 양해를 구하다 보니 고객들 또한 만족스러워 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고객중심주의를 위한 제도와 시스템은 이외에도 다양하다. 고객의 목소리를 직접적으로 듣고 업무에 반영하는 ‘고객 패널 FGI(집단심층면접)’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매달 2회씩 5~8명의 신한카드 고객패널을 회사로 초청해 고객보호부서, 현업부서 직원들과 함께 업무 프로세스를 재점검하고 개선방안을 도출해 내는 프로그램이다. 또 매월 첫 영업일에는 고객의 신뢰회복 및 소비자 권익을 위해 조직 단위별로 각각의 임원들이 중요 내용을 설명하고 정보보호의 원칙과 신의성실의 원칙에 대한 다짐식을 갖는다.
신한카드의 이런 경영 방침은 고객 민원 처리뿐 아니라 사회공헌에서도 빛을 발한다. 여타 일반적인 사회공헌과는 달리 ‘본업의 실천을 통해 세상을 이롭게 한다’는 모토를 가진 신한카드의 사회공헌은 사내에 구성된 ‘따뜻한금융추진팀’을 통해 아이디어를 모으고 이를 실현하는 방향으로 운영된다. 따뜻한금융추진팀은 매월 1번씩 모여 업무과 관련된 과제를 선정하고 반기에 하나씩 이를 실행에 옮긴다.
이를 통해 만들어진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포인트 연체상환 프로그램’이다. 포인트 연체상환 프로그램은 연체 회원이 갖고 있는 포인트를 활용해 단기연체에 따른 신용평가 불이익을 막도록 도와주는 제도다. 회사 관계자는 “고객들이 단기연체로 좌절하지 않도록 그간 우리 카드를 이용하면서 쌓은 포인트로 그 신용을 막아주는 것”이라며 “서로에게 신뢰를 주는 프로그램이라 호응이 좋다”고 말했다.
금융권 최초의 기부전용 사이트 ‘아름인(arumin.shinhancard.com)’을 개설한 것 또한 본업과 사회공헌을 연계하려는 노력에서 비롯됐다. 아름인은 고객들이 카드 결제나 포인트 결제를 통해 원하는 기부처에 기부할 수 있는 사이트. 다수에 의한 소액 기부 확대라는 목표로 2005년 개설 이후 고객들의 기부금액만 약 50억원에 달한다. 이밖에도 ‘아름인 도서 기부 캠페인’을 통해 신한카드 기부금과 임직원과 고객이 모든 성금으로 구축된 아름인 도서관에 매년 책을 기부하고 있다.
고객 편의 증진을 위한 신한카드의 또 하나 미션은 빅데이터 산업 개발이다. 신한카드는 2013년 12월 조직개편을 통해 업계 최초로 빅데이터 전담조직을 출범시키고 ‘고객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고객 중심의 경영’을 모토로 고객의 합리적인 소비생활을 제안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코드 9’은 고객의 성별, 연령, 소득, 지역 등을 뛰어 넘어 소비 패턴과 변화의 흐름을 감지하는 새로운 모델이다. 즉, 신한카드가 2,200만 고객 빅데이터를 분석하면서 세대와 계층을 초월해 유사한 소비 집단이 있음을 파악했고, 이를 기반으로 남녀 각각 9개씩 소비 유형을 내놓았다. 이에 더해 최근에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CLO(Card Linked Service) 서비스인 ‘신한 샐리(Sally)’도 개발했다. 별도의 할인쿠폰 없이도 자동으로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개인별 맞춤형 서비스다. 고객의 생활방식과 소비패턴 등을 감안한 ‘코드 9’이 기본 바탕이 됐으며, 현재 600만 모바일 카드 인프라에서 자유롭게 이용 가능하다. 향후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 근거리무선통신(NFC) 결제 등 첨단 핀테크(금융과 기술의 결합) 비즈니스와도 접목될 예정이다.
김진주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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