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 전투가 시작됐다

준결승전 B조 제2국

백 박정환 9단 흑 박영훈 9단

참고1도

참고2도

장면 3 우상귀 정석 수순이 마무리된 다음 박정환이 중앙을 지키지 않고 하변의 큰 자리를 먼저 차지하자 박영훈이 즉각 1로 흑돌을 움직여서 때 이르게 중앙 전투가 시작됐다. 2~4 다음 5로 들여다봤을 때 백이 고분고분 9로 잇는 건 일단 그 자체로 활용당한 모습이므로 6으로 비껴 받은 건 올바른 선택이다.

7 때 8로는 참고1도 1로 먼저 들여다볼 수도 있다. 흑이 2로 이으면 백도 3으로 연결해서 앞서 실전에서 5 때 백이 9로 이은 것보다 훨씬 나은 모습이다. 따라서 참고2도 1이면 흑이 2로 반발해서 6까지 바꿔치기가 이뤄지는 게 보통이다. 흑의 실리가 상당하지만 백도 7로 우변을 지켜서 피차 둬볼 만하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박정환은 도가 별로 내키지 않았는지 그냥 8로 한 칸 뛰었지만 9로 끊겨서 13까지 중앙이 갑자기 흑의 세력권으로 변했다.

14가 평소 박정환답지 않은 강수다. 주변의 흑돌이 단단해서 조금 무리 같기도 하지만 이처럼 중요한 대국에서 과감히 시도한 걸 보면 아마도 박정환이 평소 개인적으로 연구한 수 같다. 앞으로 중앙 전투가 볼 만할 것 같다.

박영철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