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법원장 출신… 윤리심판원 간사
리 욕심으로는 둘째 가면 서러워할 사람들이 모인 여의도 정계에서 민홍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연임의 아이콘’으로 통한다. 막말 발언으로 문제를 일으킨 현역의원들의 징계를 결정하는 윤리심판원 간사를 연임한 데 이어 ‘국회의 꽃’으로 불리는 예산결산특별위원도 연이어 꿰찼다. 민 의원은 10일 비결을 묻는 질문에 “계파색이 엷고 군사법원장 출신으로 당내 유일의 경남지역 의원이라는 점이 높게 평가된 것”이라고 겸손함을 보였다.
_윤리심판원 간사와 예결위원을 동시에 맡았는데.
“솔직히 부담이 크다. 윤리심판원 간사로 동료의원과 당원을 징계한다는 건 굉장히 고통스럽다. 다만 다른 심판위원보다 경험이 많아 과거 자료 제공과 당 운영절차 설명 등의 역할을 충실히 하려 한다. 예결위원은 이번에 세 번째다. 영남권에 대한 당의 배려로 생각한다. 꼼꼼히 준비해서 대구ㆍ경북(TK)지역까지 포함하는 영남권 숙원사업 해결에 기여할 생각이다.”
_징계가 확정된 의원들에 대한 윤리심판원들의 고민에 차이가 있어 보인다.
“‘공갈’ 발언을 한 정청래 의원의 경우 대여 투쟁에서의 공로 등을 인정하면서도 징계를 해야 하는 상황을 안타깝게 여기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정치인은 결과에 책임을 져야 하는 만큼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었다. 김경협 의원은 자신의 ‘세작’ 발언에 고의성이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전체 맥락에서 봤을 때 심각한 사안이라는 분위기가 강했다.”
민 의원은 2013년 ‘문희상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서 혁신위원으로 활동한 적이 있다. 그는 김상곤 위원장을 축으로 한 지금의 혁신위 활동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기를 기대하면서도 윤리심판원의 역할과 관련해선 다소간의 아쉬움을 표했다.
_혁신위가 최근 윤리심판원의 역할 확대를 주장했는데.
“당의 기강을 세워야 한다는 점에서 원론적으로는 당연한 얘기다. 하지만 현재의 당헌ㆍ당규도 이미 당직 자격정지나 경고를 받은 당원에 대해선 공천 때 총점의 10%까지 감점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추가적인 조치나 규정의 강화보다는 현 제도를 적극 활용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싶다. 개인적으로는 의원 상호간에, 또 당원들 사이에서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문화가 정착돼 윤리심판원이 무용지물이 되길 바라고 있다.”
▦민홍철 의원은
경남 김해 출신으로 부산대 법학과를 나왔다. 1992년 고등군사법원 군판사로 임관해 고등군사법원장 등을 역임했다. 19대 총선에서 국회에 입성한 뒤 수석사무부총장과 원내부대표를 지냈고, 국회 예결특위와 국토해양위에서 활동 중이다.
정재호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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