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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고혈압 경보… 뇌졸중·심장마비 발병 6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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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고혈압 경보… 뇌졸중·심장마비 발병 6배까지

입력
2015.07.10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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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아침 급격히 혈압 높은 증상, 고혈압 환자 중 20~30% 동반

"혈압 155㎜Hg이상인 경우, 125㎜Hg미만보다 크게 위험"

혈압 측정 규정 강화엔 의견 갈려

‘아침 고혈압(morning surge)’을 더 조심해야 한다?

아침 고혈압은 낮에는 정상적인 혈압을 유지하다가 새벽이나 아침에 일어나서 급격히 혈압이 높아지는 현상이다. ‘침묵의 살인자(silent killer)’로 불리는 고혈압을 앓고 있는 환자 가운데 20~30%는 이 같은 아침 고혈압을 동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2015 유럽고혈압학회(ESH)에서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아침 고혈압 연구 결과가 잇따라 발표됐다. 이번 학회에서는 특히 아침 고혈압이 뇌졸중과 심장마비 등의 발병을 최대 6배가량 더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에 따라 1주일에 5일 이상, 아침ㆍ저녁으로 1~3회씩 측정을 권고하고 있는 현재 아침 혈압 측정 규정을 더 강력한 권고항목으로 할 것인지를 놓고 전문의들 사이에 의견이 분분하다.

아침에 측정한 혈압이 135/85㎜Hg 이상이면서 잠자리에 들기 전에 측정한 혈압보다 높은 ‘아침 고혈압(morning surge)’이 뇌졸중과 심장마비 등을 6배가량 높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잇따라 나오면서 학회에서는 논쟁이 일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아침에 측정한 혈압이 135/85㎜Hg 이상이면서 잠자리에 들기 전에 측정한 혈압보다 높은 ‘아침 고혈압(morning surge)’이 뇌졸중과 심장마비 등을 6배가량 높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잇따라 나오면서 학회에서는 논쟁이 일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혈압, 아침부터 낮 12시까지 높아져

고혈압은 수축기 혈압(최고 혈압) 140㎜Hg 이상이거나 확장기 혈압(최저 혈압) 90㎜Hg인 경우를 말한다. 또, 고혈압 전(前)단계는 수축기 혈압이 120~129㎜Hg이거나 확장기 혈압이 80~84㎜Hg인 ‘1기 고혈압 전단계’와 수축기 혈압 130~139㎜Hg이거나 확장기 혈압이 85~84㎜Hg인 ‘2기 고혈압 전단계’로 나뉜다.

보통 혈압은 아침에 눈 뜬 뒤부터 상승하기 시작해 오전 10~낮 12시까지 높다. 아침에 잠들었던 신체기관을 깨우기 위해 교감신경이 활성화하기 때문이다. 이에 최근 24시간 활동 혈압이라고 해서 15~20분 간격으로 측정한 복수 혈압치의 평균을 고혈압 진단과 치료개시연구 등에 이용하고 있다. 혈압계는 수은혈압계, 아네로이드혈압계, 전자혈압계 등 3가지가 쓰인다. 세계적으로 수은혈압계는 퇴장되고 있으며, 일부 국가에서는 수은혈압계보다 자동혈압계 사용을 권하고 있다. 김종진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따라서 “제대로 측정된 방법으로 135/85㎜Hg 이상이 여러 차례 나오면 의사와 상담해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병원 진료실에서만 혈압이 높아지는 ‘백의(白衣) 고혈압’이 나타나기도 한다. 의사의 흰 가운 때문에 혈압이 올라간다는 백의 고혈압은 진료실 혈압이 140/90㎜Hg 이상이고, 가정 혈압이나 주간 활동 혈압이 135/85㎜Hg 미만인 경우다.

반면 진료실에서는 혈압이 정상으로 측정되지만 가정에서는 혈압이 높아지기도 한다. 이를 ‘가면 고혈압’이라고 부른다. 가면 고혈압은 진료실 혈압이 140/90㎜Hg 미만이고 가정 혈압이나 주간활동 혈압은 135/85㎜Hg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또한, 65세 이상 고령인 가운데 혈압이 실제보다 높게 측정되는 ‘가성(假性) 고혈압’도 있다. 가성 고혈압은 노인 고혈압 환자 중 7%에게 나타나 고혈압으로 잘못 진단받기도 한다. 따라서 65세 이상 고령인은 두 팔의 혈압을 모두 측정해 양쪽 혈압이 20㎜Hg 이상 차이가 나면 가성 고혈압을 의심해야 한다. 공기주머니의 최대 압력으로 팔을 조였을 때 손목의 맥이 뛰고 있다면 가성 고혈압일 가능성이 높다.

아침 고혈압, 뇌졸중ㆍ심장마비 6배 높아

호시데 사토시 일본 지치(自治)의대 심장내과 교수는 최근 열린 ESH에서 4,310명의 일본인을 대상으로 한 아침 고혈압 연구를 통해 아침 고혈압이 뇌졸중 위험을 예측하는 중요한 위험요소라는 점을 입증한 J-HOP 연구를 내놨다. 호시데 교수는 “4,310명의 일본인을 3.9년 관찰 조사한 결과, 아침 혈압이 155㎜Hg를 초과하면 135㎜Hg 미만인 경우보다 심혈관 질환이 1.82배 늘어난다”고 밝혔다. 특히 아침 혈압이 135~145㎜Hg이면 135㎜Hg 미만인 경우에 비해 뇌졸중 발생이 2.48배 높았고, 145~155㎜Hg인 경우에는 2.71배로 더 올라갔다.

카리오 카즈오미 지치의대 심장내과 교수도 ESH에서 2만1,591명(평균 64.9세)의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아침 고혈압이 뇌졸중과 관상동맥질환 발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2년 동안 관찰한 HOENST 연구를 발표했다. 카리오 교수는 “가정 혈압 기준으로 아침 혈압이 155㎜Hg 이상인 경우를 125㎜Hg 미만인 경우와 비교한 결과, 뇌졸중 발병률이 6배가량 늘어났다”고 밝혔다.

또한, 아침 고혈압이 심장마비 등 관상동맥질환 위험도 크게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리오 교수는 “가정 혈압 기준으로 아침혈압이 155㎜Hg 이상이면 125㎜Hg 미만일 때에 비해 관상동맥질환 발병이 6배가량 늘어났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진료실 혈압 기준에서도 160㎜Hg 이상인 경우는 130㎜Hg 이하에 비해 관상동맥질환의 발병이 3.5배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카리오 교수는 “가정에서 아침 수축기 혈압(최고 혈압)을 중점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진료실에서 측정하는 것보다 관상동맥질환 위험을 예측하는 데 더 효과적”이라고 했다.

편욱범 이화여대 목동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대한고혈압학회 보험이사)는 “이번 ESH에서 발표된 연구결과는 그 동안 간과됐던 아침 고혈압 관리의 중요성을 인식시키는 중요한 성과”라며 “추가 연구를 통해 아침 고혈압 관리 지침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반만 보수적인 관점도 존재한다. 신진호 한양대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혈압을 하루 24시간 내내 안정적으로 조절되는 것이 원칙”이라며 “특히 아침 고혈압이어도 더 나은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는 유럽의 연구결과도 있기에 특정 시간대 고혈압만 중요시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가정 혈압 측정법

▦측정 시간 및 방법

-아침: 기상 후 1시간 이내, 소변 본 뒤, 아침 식사 전, 고혈약 약 복용 전, 앉은 자세에서 5분 안정 후.

-저녁: 잠자리에 들기 전, 앉은 자세에서 최소 5분 안정 후.

-이외 측정에 필요하다가 판단 된 경우

▦측정 빈도: 측정 당 2회 이상

▦측정 기간: 처음 진단할 때는 적어도 1주일 동안, 치료 결과 평가 시에는 가능한 오랜 기간 동안 측정. 적어도 병원 방문 직전 5~7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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