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중 가장 밝은 F1.8 조리개… 빛을 많이 담을 수 있어 성능 최고
최근 일본 야쿠시마 촬영에 사용, 가벼워 들고 다니기도 편리
한국을 대표하는 사진작가를 꼽자면 김중만(61)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세계적인 작품이 거래되는 소더비경매 소개책자에 한국작가 중 처음 등장할 만큼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한창 상업사진을 찍을 때는 정우성, 전도연, 원빈 등 내로라 하는 스타들이 앞다퉈 촬영 요청을 하기도 했다.
뛰어난 실력만큼 주목을 받는 것은 특별한 이력이다. 17세때 아버지를 따라 아프리카로 이주한 김 작가는 젊은 시절을 프랑스에서 보냈다. 하지만 프랑스 국적으로 국내에서 전시회를 열어 추방됐을 때를 포함해 총 두 차례 국외 추방을 당했다. 이후 그는 자유롭게 세계를 떠돌며 주로 자연 풍경을 사진에 담았다.
그러다 2006년 돌연 상업사진을 그만 찍겠다고 선언한 뒤 김 작가가 택한 것은 동양이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레게머리를 하고 몸 곳곳에 문신을 새긴 그의 모습을 떠올릴 만큼 그는 동양과 거리가 멀어 보인다.
김 작가가 동양을 주제로 삼은 것은 영국 출신 유명 사진작가이자 그의 친구인 마이클 케나가 찍은 아시아지역 사진 때문이었다. 그 사진을 본 그는 ‘동양을 잘 표현할 수 있는 것은 동양인 뿐’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고 2008년부터 전국을 누비며 수 천장의 사진을 찍었다. 이후 아시아 국가들을 두루 돌며 촬영하는 ‘동양(이스트) 시리즈’를 3년째 진행하고 있다.
환갑을 넘긴 나이에도 여전히 자유로운 모습을 즐기는 김 작가를 9일 서울 청담동에 위치한 그의 스튜디오에서 만났다. 2013년 베트남 하오롱베이에서 시작해 중국 장가계(張家界), 항산(恒山), 백두산을 거쳐 서울과 제주를 촬영한 그는 최근 7박8일 일정으로 일본 야쿠시마(屋久島)를 다녀왔다.
이번 여행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그의 특별한 카메라다. 바로 LG전자의 스마트폰 ‘G4’다. “전화기로 시작한 휴대폰이 얼마나 카메라에 가까워졌는지 사진가로서 늘 관심이 많습니다. 몇 달 전 이동통신 대리점에 휴대폰을 바꾸러 갔다가 G4를 처음 봤는데 생각보다 카메라 성능이 뛰어나더라고요. 그래서 먼저 LG전자에 연락했습니다.”
김 작가와 LG전자 스마트폰의 인연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영화감독 박찬욱과 함께 태국, 중국, 모로코 등을 돌며 ‘G2’로 1,000여장의 사진을 촬영했다. 이 가운데 약 70여장을 골라 자선행사를 열어 수익금 전체를 시력장애를 앓는 노인과 아동의 개안 수술비로 기부했다. 이번에 야쿠시마에서 G4로 찍은 사진들은 70~80장을 추려 연말쯤 책으로 엮어 선보일 계획이다.
전문가용 카메라만 20대 이상 보유한 김 작가지만 스마트폰도 그에게는 소중한 촬영 도구다. 무엇보다 들고 다니기 편해서 언제 어디서든 빠르게 사진을 찍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스마트폰을 또 다른 종류의 카메라로 인식하는 그가 G4를 선택한 결정적 요인은 조리개 값이다.
G4는 지금까지 출시된 스마트폰 중 가장 밝은 F1.8 조리개를 탑재했다. “한 번 촬영을 나갈 때마다 40㎏이 넘는 장비를 짊어져야 하는데 이 무게를 견디면서 매일 여기저기 다닐 수 없잖아요. 그래서 어디든 갖고 다닐 수 있는 스마트폰 카메라가 성능이 좋으면 최고죠. 조리개 값 0.1 차이가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그 차이는 돈으로 계산할 수 없습니다.”
김 작가는 단순 이용에 그치지 않고 사용기를 스마트폰 제조사에 전달한다. 다음 제품에는 성능이 더 향상된 카메라가 적용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처럼 그가 스마트폰 기능 개선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사진가로서 책임감 때문이다. “한국은 전문가용 디지털일안반사형카메라(DSLR)나 스마트폰 보급률이 세계 최고 수준이에요. 그만큼 사람들이 사진에 관심이 많죠. 사진은 긍정적인 일탈입니다. 스마트폰 카메라 성능이 더 좋아져서 모든 사람이 항상 창의적으로 무언가를 찾고 찍다 보면 행복지수도 높아지지 않을까요.”
이서희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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