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유 수유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에서는 온라인으로 거래되는 모유의 위생상태가 문제가 되고 있다.
모유 수유가 유행하면서 일본에서는 손쉽게 모유 판매 사이트를 찾을 수 있다. 인터넷에서 판매되는 모유 가격은 제공자의 출산 후 경과기간에 따라 6개월이 지난 모유는 1,200엔(약 1만1,000원), 12개월은 800엔(약 7,500원) 정도로 기간이 짧을수록 가격이 높아진다.
온라인 모유 판매업체가 증가한 것은 모유가 나오지 않는 여성들이 아기에게 다른 사람의 모유라도 대신 먹이고 싶은 모심(母心)에서 비롯된 것이다. 일본 후생노동성 조사결과 수유에 대한 고민 중 ‘모유가 부족하다’ 또는 ‘모유가 나오지 않는다’라는 답변이 전체의 48%에 달했다. 모유가 나오지 않는 여성의 경우 아기에게 느끼는 미안함과 자책감이 크다. 주위의 시선도 따갑다. 아사히(朝日)신문이 인터뷰한 30대 여성은 소아과 의사에게 모유가 나오지 않아 아기에게 분유를 먹였다고 하자 ‘노력부족’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인터넷을 통해 거래되는 모유는 멸균이나 보관 과정이 불투명해 안전이 문제가 되고 있다. 마이니치(每日)신문이 입수한 ‘가짜 모유’는 희석한 모유를 분유와 섞은 것으로 보이는데, 일반 모유 대비 100~1,000배의 세균이 검출되었다. 그런데 이 가짜 모유는 인터넷에서 50㎖ 한 팩에 4만원(5,000엔)이 넘는 가격에 판매되고 있었다. 한 대학교수는 “병원성이 약한 균이기 때문에 건강한 사람이 섭취하면 큰 문제가 없지만, 유아의 경우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유일의 모유뱅크를 운영하고 있는 도쿄 쇼와대학병원의 교수는 “철저한 위생 관리를 거친 안전한 모유를 일본 전역에 제공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고, 안전성이 불분명한 인터넷 판매를 금지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온라인 모유 판매의 위험성이 드러나자, 일본 후생노동성은 지난 3일 각 지자체에 “관리 상황을 알 수 없는 제3자의 모유는 위생상의 위험이 있을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이정민 인턴기자 (서강대 신방과 4년)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