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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눈] "한약 먹고 살쪘다" 발언이 사과할 일?

입력
2015.07.09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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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방송한 MBC '라디오스타'에서 배우 하재숙이 자신의 체중에 대한 질문을 받고 답하고 있다. MBC 방송 캡처
8일 방송한 MBC '라디오스타'에서 배우 하재숙이 자신의 체중에 대한 질문을 받고 답하고 있다. MBC 방송 캡처

배우 하재숙이 한약을 먹고 의도치 않게 살이 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대한한의사협회가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협회는 소속사를 통해 하재숙에게 사과를 받아냈지만 여론은 오히려 협회에 부정적으로 흐르고 있다.

하재숙은 8일 방송한 MBC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서 김구라에게 체중에 대한 질문을 받자 “엄마가 늘 ‘난 널 2.7kg으로 낳아줬으니 내게 (과체중을) 탓하지 마라’라고 억울해 한다”며 “어릴 때 너무 약하다고 약을 좀 많이 먹였고 (그래서 살이 많이 찌게 됐다)”고 말했다.

하재숙의 발언에 한의사들이 발끈했다. 9일 대한한의사협회는 보도자료를 배포해 '한약을 먹으면 살찐다'는 하재숙의 발언이 “한의사들의 공분을 샀다”며 “이는 한약에 대한 잘못된 오해”라고 주장했다. “한의원에서 처방하는 대표적인 한약인 ‘보중익기탕’ 1팩(100cc)의 총열량이 10.5cal로 하루 3회 복용해도 캔커피 열량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는 자세한 설명까지 곁들이면서 “한약을 먹으면 살찔 수 있다는 건 오래 전부터 잘못 전해진 상식”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의사들의 공분은 사과 요청으로 이어졌다. 협회는 하재숙이 소속해 있는 미스틱엔터테인먼트에 사과를 요청하는 한편 한의학 다이어트를 도와주겠다고 제안했다. 이에 하재숙은 소속사를 통해 “한약에 대한 오해를 불러 일으키려는 의도가 아니었다”며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한의사협회가 하재숙에게 사과를 요청한 것에 대해 누리꾼들은 하나같이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웃자고 하는 말에 죽자고 덤벼들 필요가 있냐”는 것이다.

‘몸이 건강하지 않아 한약을 먹었더니 살이 쪘다’는 말은 관용적으로 쓰는 표현이다. 실제로 체질 개선이나 건강을 위해 한약을 먹고 건강해져 체중이 늘어난 예는 주위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다. 협회가 주장하는 ‘한약에 대한 잘못된 오해’가 아니라 한약을 복용하는 이유 중 하나다. 협회가 한약의 열량을 논하는 것도 난센스라는 의견이 많다. “한약의 열량 때문에 살이 쪘다고 해석하는 것은 난독증에 가깝다”는 지적이 줄을 잇고 있다.

한의사협회는 이번 일로 체면이 깎이게 생겼다. “한의사협회가 스스로 한약의 체질개선효과가 없다는 걸 실토한 꼴” “한의사협회, 참 할일 없어 보인다” “칼로리 이야기는 초등학생도 비웃겠다” “한의사들이 건강증진이나 체질개선보다 다이어트 한약 파는 데만 골몰한다는 걸 스스로 고백한 셈” 등의 글이 SNS와 포털사이트 댓글로 잇따르고 있다.

국내 다이어트 관련 시장 규모가 연간 1조원이 넘는다고 한다. 한방다이어트의 강력한 효과를 주장하는 광고도 흔하게 접할 수 있다. 한의사협회가 하재숙의 발언과 관련해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제목으로 가장 강조한 부분도 다이어트였다. 제목에는 “발언 내용은 한약에 대한 잘못된 오해, 한의약으로 다이어트 도와주겠다”라는 문구가 두드러졌다. 고경석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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