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기본료 폐지를 놓고 시민단체와 통신사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통신사는 수익악화를 이유로 거부하고 있는 한편 시민단체 측은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근 참여연대를 중심으로 구성된 시민단체는 월 1만1,000원에 달하는 통신 기본료 폐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이후 가계 통신비가 크게 줄지 않는데다 통신사에 기본료를 내야할 이유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앞서 통신 기본료는 통신사의 망 투자 비용을 보전하는 취지로 도입됐다. 그러나 최근 들어 통신망 설립이 완료됐으며, 묶음형 정액 요금에 기본료가 포함됐기 때문에 내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통신사들은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차세대 이동통신으로 알려진 5G 네트워크망 구축을 위해 연간 7조~8조원의 망 시설투자비를 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본료를 폐지할 경우 연간 7조원이 넘는 매출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또 기본료를 대신해 자체 마케팅 비용이나 요금할인을 줄여야 하기 때문에 가계통신비 절감이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케팅 비용은 단말기 보조금 감소로 이어져 대리점?판매점 등의 유통점 수익도 감소시킨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지난 3월 가입비 폐지에도 통신사의 수익이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전망돼 이러한 주장이 설득력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하면 SK텔레콤은 2분기 영업이익 4,371억7,900만원으로 전 분기보다 8.58%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KT의 경우 3,138억3,600만원으로 지난해 구조조정 이후 올해 분기마다 3,000억원대 영업이익을 이어갈 전망이다. 같은 기간 LG유플러스는 8.6% 증가한 1,681억1,500만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도 시민단체의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최근 우상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기본료 폐지를 골자로 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배덕광 새누리당 의원과 정의당 심상정 의원 등도 기본료 폐지안에 동의하는 등 정치권이 모처럼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현재 법 개정안이 추진되고 있어 올해 안에 기본료 폐지가 이뤄질 전망이다.
업계의 관계자는 "가입비 폐지의 경우 오히려 통신사간 번호이동이 자유로워 매출 신장에 도움을 줄 수 있었다"며 "기본료는 통신 고정 수익이므로 통신사의 반발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채성오기자 cs86@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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