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로 6월 외국 관광객 '반토막'
중국 유명 TV프로 국내 촬영 추진
박 시장, 한류스타들과 中 로드쇼도
서울시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로 반토막 난 ‘관광시장 구하기’에 나섰다. 160억원의 추가 예산을 편성해 관광 살리기에 집중 지원하고, 박원순 시장이 직접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을 돌며 서울 관광 홍보에 나서는 한편 한류스타를 총 동원해 대대적인 마케팅을 진행할 예정이다. ‘1+1’ 세일 등 이벤트를 통한 유치활동도 벌인다.
서울시는 9일 서울관광 활성화 대책을 발표하고 이달 중 추경으로 160억원의 재원을 마련해 7~9월에 집중 투자한다고 밝혔다. 시에 따르면 지난해 6월 103만명에 달했던 외국인 관광객이 메르스 사태 여파로 올해 6월에는 64만명으로 반토막이 난 상태다. 6월에만 한국방문 취소 인원이 13만6,000명을 넘었고, 해외 관광객 부동의 1위인 중화권 단체관광객 취소 비중은 72%에 이른다. 이 같은 상황은 7~8월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7월과 8월 여행사 예약현황은 지난해 같은 기간 113만명이었던 것이 올해는 20만명으로 줄어 손실액이 1,085억원에 달할 것으로 여행업계는 내다봤다.
이에 시는 올해 이미 편성했던 72억원의 관광 투자 예산 외에 추경에서 160억원을 편성해 총 관광 관련 투자액을 232억원으로 늘릴 예정이다. 관광객 유치를 위한 핵심 메시지는 ‘서울관광, 지금 이 때다!’로 정했다. 메르스로 침체된 이때야 말로 서울에서 제대로 대접받을 수 있다는 의미를 담았다.
시가 가장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분야는 마케팅이다. 122억원이 해외 마케팅에 사용되고 추가로 25억원이 디지털 통합 마케팅에 투자된다. 시는 중국과 동남아 관광객들에게 강점이 있는 한류 콘텐츠도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현재 중국판 ‘우리 결혼했어요’를 서울에서 촬영하는 것을 두고 막바지 협의 중이다. 국내는 물론 중국ㆍ동남아 등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예능프로그램인 ‘런닝맨’을 명동 등 주요 관광지에서 촬영하고 이를 다시 중국과 동남아에 홍보하는 방안도 추진 중에 있다.
관광객 환대시즌은 10월까지 운영된다. 시는 지난해 10월 1일부터 7일까지 중국 국경절 연휴기간에만 16만4,000명이 방한한 것으로 나타나 적어도 올해 국경절 특수만은 놓치지 않는다는 전략이다. 이 기간 동안 한류스타 메가 콘서트, 불꽃축제, 서울바자축제가 열린다. 바자축제는 서울광장, 광화문광장, 청계광장을 통째로 비워 중소상공인의 물품을 대규모로 싸게 파는 행사다.
이 같은 서울시의 관광활성화 전략 제일선에는 박 시장이 나서기로 했다. 시 관광대책본부장을 자임한 박 시장은 다음달 초 중국 광저우, 상하이, 베이징을 찾아 관광 세일즈 활동을 펼친다. 박 시장은 한류 스타와 함께 현지 대표 여행사, 쇼핑몰, 거리를 찾아 직접 릴레이 홍보에 나선다. 관광시장이 회복될 때까지 동남아 등지도 방문할 계획이다. 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초청한 중국여행사 사장단 400여명을 직접 가이드해 서울의 관광 명소를 소개할 예정이다.
김의승 서울시 관광체육국장은 “메르스 사태는 관광업계 최대 위기이기도 하지만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한다면 서울 관광이 크게 재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며 “1명의 관광객이라도 더 유치해서 서울 관광업계가 다시금 부활할 수 있도록 시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기중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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