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샤니·암컷)는 앞다리가 모두 접히는 장애를 안고 태어났습니다. 하지만 너무 어릴 때 애견경매장에서 서울 목동 애견매장으로 팔려왔기 때문에 제가 장애가 있는지는 아무도 알지 못했죠. 분양을 목적으로 이 곳에 왔지만 앞다리가 모두 안쪽으로 접히자 판매가 어려워졌고, 제 외모가 예쁘다 보니 주인은 새끼를 낳는 종견으로 데리고 있으려고 했습니다.
저는 지난달 초 동물자유연대 언니, 오빠들에 의해 구조되기 전까지 좁은 철창 안에 그대로 갇혀있어야 했습니다.
주인 아주머니는 저를 포함한 강아지들을 교배하고 분양하는 매장을 운영했습니다. 그분은 지방에 내려가면서 남편에게 우리를 맡기고 갔는데, 남편은 가게와 개를 관리하기는커녕 술을 마시고 매장의 집기를 파손했습니다. 매장 내에 술병과 쓰레기가 가득 차고 변이 쌓이는 것을 보다 못한 이웃 주민들이 구조를 요청한 것이지요.
이곳은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지만 판매업 등록이 되어있었고, 현행 동물보호법으로는 학대로 처벌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해요. 하지만 선천적 장애가 있는데도 평생 종견으로 살아가야 하는 제 처지를 딱하게 여긴 동물자유연대 분들이 저를 구조했습니다. 다리가 불편한데 자칫 살이 찌거나 임신을 하게 되면 생명도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이에요.
앞다리가 불편하지만 뛰지만 못할 뿐 이동도 잘 합니다. 또 아직 어려서인지 사람도 잘 따르고 다른 강아지들과 장난 치는 것도 좋아해요. 불편한 몸으로 평생 새끼를 낳으며 살아갈 수도 있던 저를 따뜻하게 보듬어 줄 가족 어디 안 계신가요.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 입양문의: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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