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대기업들의 격전장이었던 서울 면세점 전쟁의 승패가 10일 확정된다.
관세청은 6일 면세점 신규허가를 심사할 심사위원들을 확정 위촉했고 관세청 면세점 특허심사위원회가 사실상 가동에 들어갔다.
심사위는 기획재정부, 문화체육관광부, 관세청, 중소기업청 등의 정부위원과 학계, 시민사회단체, 연구기관, 경제단체 등에서 선발된 민간위원 등 15명으로 구성됐다.
관세청 면세점 특허심사위원회는 8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서 서울지역 3곳과 제주지역 1곳 등 신규 면세점 4곳을 선정하기 위한 심사에 들어갔다. 심사위원들은 2박3일간 통신 및 인터넷을 일절 사용할 수 없는 등 외부와의 접촉이 철저히 차단된다. 선정결과는 심사 마지막 날인 10일 발표된다.
면세점 허가를 앞두고 대기업군 참여 기업들의 아킬레이즈건(약점)을 짚어봤다.
▲HDC신라면세점(후보지 용산 현대아이파크몰, 약점=독과점)
신라호텔과 현대아이파크의 결합체다. 가장 큰 약점은 결합체의 한 축인 신라의 독과점 논란이다. 신라는 독과점 논란에서 벗어나기 위해 현대아이파크와 어깨동무를 하고 명함을 바꿨지만 여전히 독과점 논란에 휩싸여 있다. 후보지가 용산인 것도 약점이다. 현대아이파크몰이 위치한 용산은 여전히 개발이 진행중인 곳이다. 게다가 이전까지 외국인 관광객들을 유치한 실적이 미미하다. 새롭게 외국인들을 유치해야 하는 황무지나 다름없다. 면세점이 후보지로 선정되면서 기존에 있던 영세 자영업자들이 재계약에 실패했다. 관세청도 이미 사실을 접수한 상황이다. 상생을 위한 관세청의 요구가 결국 살생을 불러왔다. 약점이 많지만 강점이 이를 상쇄해 여전히 면세점 신규 허가 0순위를 유지하고 있다.
▲SK네트웍스(후보지 동대문 케레스타, 약점=회장님)
SK네트웍스는 의욕적으로 이번 면세점 신규 허가에 나섰다. 최고 약점은 회장님 형제가 여전히 영어의 몸이라는 점이다. 오너 없는 기업은 큰 싸움에서 밀린다는 게 정설이다. 주차문제도 여전히 문제다. SK측은 버스 200대가 주차할 수 있는 위치를 확보했다고 하지만 약속이 지켜질지는 미지수다. 최근 나오고 있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도 SK네트웍스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SK는 이번 면세점 신규 허가에서 선전을 하고 떨어져야 한다'는 근거를 알 수 없는 소문이 돌고 있다. 이번 면세점 신규 허가 참가가 왕회장님 복귀를 위한 명분 쌓기 용이라는 풀이다. SK는 펄쩍 뛰고 있지만 근거 없는 소문은 이미 돌았다.
▲신세계디에프(후보지 회현동 본점+구 제일은행,약점=교통난)
가장 큰 약점은 교통난과 주차문제다. 대형 면세점의 경우 하루 평균 300대의 버스가 찾고 주말에는 500대가 몰린다. 현실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다. 게다가 '범 삼성가'라는 것도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HDC신라의 허가가 유력한 가운데 삼성가에 두 곳을 허가해 주기는 어려움이 있다. 가장 큰 적은 롯데일 가능성도 높다. 기존 롯데면세점과 직선거리로 300여m 정도 떨어져 있다. 면세점 계의 슈퍼갑인 롯데의 방해공작이 클 것이란 분석이다.
▲현대디에프(후보지 삼성동 무역센터점, 약점=범현대가)
면세점업계의 신참이다. 신세계와 비슷한 고민을 가지고 있다. '범 현대가'인 현대아이파크가 신라호텔과 손잡았다. 또 롯데와 업장이 겹친다. 현대백화점의후보지와 롯데 코엑스점의 거리는 100m정도 에 불과하다. 신세계와 차별화 되는 점은 버스주차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했다는 것이다.
▲이랜드면세점(후보지 합정 자이갤러리, 약점=용병)
현대처럼 면세점 사업에 새롭게 도전한다. 기존 유통사업에서도 강자로 평가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하철 2호선 합정역 인근에 후보지를 정했다. 합정역 인근은 외국인들이 자주 찾지 않는 곳이다. 홍대에 있는 외국인들을 합정 쪽으로 끌어들이는 일이 숙제다. 이랜드 역시 자신들의 문제점을 알고 있어 용병들을 수혈했다. 세계적인 면세점 업체 듀프리 중국의 완다와 라인을 형성했다. 국부 유출에 대한 논란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한화타임월드(후보지 여의도 63빌딩, 약점=HDC신라)
한화는 전반적으로 큰 약점이 없지만 HDC신라가 양날의 검이다. 긍정적으로 보면 HDC와 한화는 교통 여건상 한 축에 있어 외국인 유치에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다. 부정적으로 보면 HDC신라와의 거리가 직선거리로 2.5㎞(교통편 이용 약4㎞) 정도 떨어져 있다. 또 외국인 관광객 방문은 연간 100만명 이하다.
▲롯데면세점(후보지 동대문 피트인, 약점=무관심)
유통의 강자이자 면세점의 최강자다. 독과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특히 HDC신라와 달리 꼼수를 쓰지 않고 대놓고 롯데 이름으로 신청했다. 후보지가 교통과 주차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최강자답지 않은 선택이다. 업계에서는 롯데의 이번 참여를 연막작전으로 본다. 본 게임은 올해 12월 롯데 본점 재허가에 맞춰져 있다는 분석이다.
채준기자 doorian@sporbiz.co.kr
채준 기자 dooria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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