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대기업에서 신입사원 신규채용에 들어갔다. 지원자들의 현장 업무 능력을 보겠다며 일정기간 단계별로 지원자들끼리 수 차례 경쟁을 시켰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최종적으로 7명의 직원이 합격 통지서를 받았다. 그런데 사장이 될성부른 직원감으로 일찌감치 점 찍어놓은 지원자 1명을 추가로 합격시켰다. 입사 경쟁을 지켜보던 주변 사람들의 투표로 선정된 1명도 추가 합격자 명단에 올랐다. 정작 두 사람은 최종면접에도 오르지 못한 지원자였다. 특혜 논란이 일고 반발을 부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내 3대 가요기획사 중 한 곳인 JYP엔터테인먼트(JYP)가 이와 비슷한 상황을 자초해 8일 네티즌의 입길에 올랐다. 연예계에서 때 아닌 공채 특채 논란이 벌어진 것이다.
JYP는 5년 만에 새롭게 선보이는 걸그룹 트와이스의 멤버 9명을 7일 방송된 케이블 음악채널 Mnet의 ‘식스틴’ 최종회를 통해 확정 발표했다. ‘식스틴’은 JYP의 새 걸그룹 트와이스의 멤버 7명 선발을 내걸고 지난 5월5일 첫 방송한 일종의 오디션프로그램이다. 트와이스 멤버 후보 7명에 9명의 연습생이 도전하는 모양새를 취해 시청자들의 눈길을 잡았다. 나연 정연 다현 미나 사나 채영 지효가 최종경쟁을 통해 트와이스 멤버로 확정됐다.
논란은 JYP가 박진영 JYP 대표가 선발한 모모와, 관객투표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쯔위를 추가 멤버로 발표되면서 시작됐다. 최종회에 올랐다가 탈락한 나띠와 소미 민영은 추가 합격자 대상에서 제외되고 의외의 인물들이 추가 선발된 것이다. 모모와 쯔위는 최종회에 오르지 못했다.
당초 7명만을 선발키로 했던 JYP가 멤버 2명을 추가하기로 한 점만도 논란을 부를 사항이다. 박 대표가 호감을 가지고 있는 지원자가 차점자들 대신 낙점을 받고, 관객들이 좋아한 또 다른 지원자가 합격자 명단에 든 것도 공정경쟁에 어긋난다. “7명이 공채라면 (뒤에 선발된) 2명은 특채”라는 비아냥이 등장할 만도 했다.
논란이 커지자 JYP는 8일 보도자료를 내고 “정식 선발과정을 통해 뽑힌 7명의 멤버만으로는 시청자들도, 또 박진영 PD도 아쉬움이 남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멤버2명을)추가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공채 7명, 특채 2명이라는 최종 결정방식이 시청자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 점, 또 그 밖에 진행상의 잔인함 등의 여러 논란들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네티즌들의 비판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패자부활전 방식으로 추가 선발을 하는 게 낫지 않았냐”는 대안 제시형 주장과 “오디션 프로그램 중 최악”이라는 힐난이 나오고 있다.
라제기기자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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