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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쇼를 종합예술로 만든 헨릭 빕스코브 개인전

입력
2015.07.08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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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디자이너 헨릭 빕스코브. 대림미술관 제공
패션 디자이너 헨릭 빕스코브. 대림미술관 제공

“저는 패션을 예술이라 생각하지 않아요. 하지만 사물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내거나 자신의 관점을 사물에 투영한다는 관점에서 보면 비슷한 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패션에서나 예술에서나 저는 그저 제 창조성을 발현하기 위해 노력할 뿐입니다.”

덴마크 출신 패션 디자이너 헨릭 빕스코브가 9일부터 서울 통의동 대림미술관에서 아시아 첫 개인전을 연다. 세계 3대 패션 전문대학으로 꼽히는 영국 런던의 센트럴 세인트 마틴 대학을 졸업한 빕스코브는 2000년부터 자신의 이름을 건 패션 브랜드를 선보였고, 2003년부터 매년 파리패션위크에서 자신만의 패션쇼를 열었다. 한국에는 세 번째 방문이지만 자신의 이름을 내건 개인전은 처음이다. 이번 개인전에서 그는 자신이 선정한 네 번의 패션쇼 현장을 재현하고 옷을 전시했다.

이 중 눈에 띄는 공간은 전시장 4층에 설치한 2008 추동 컬렉션 ‘더 민트 인스티튜트’의 런웨이다. 빕스코브는 민트색을 띤 30m 크기의 풍선 구조물을 설치하고 방 안을 민트향으로 가득 채웠다. 영상 속 패션쇼에 참여한 모델들은 민트색 가발을 쓰고 구조물 사이를 거닌다. 빕스코브는 패션쇼를 단순히 새로운 옷을 공개하는 행사가 아니라 오감을 모두 동원해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는 종합예술 이벤트로 만들었다.

옷 이외의 미술작품도 결국 패션 디자인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나일론 양말을 여러 개 기워 만든 그림 3점과 양털로 터져나올 듯한 느낌을 표현한 ‘페이스 울 익스플로전’ 연작은 섬유를 통해 표현할 수 있는 다양한 물체의 느낌을 드러내려는 실험이다. 마리오네트를 연상시키는 설치 작업 ‘러시안 보이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누드 사진집도 볼 수 있다. 빕스코브는 “인체를 일종의 건축 구조물처럼 생각한다”며 옷의 틀이라 할 수 있는 인체에 관심을 드러냈다.

빕스코브는 패션 디자인과 미술작업 외에도 일렉트로닉 밴드 트렌트모러의 드러머도 맡는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아티스트란 말은 너무 공허하게 들려서 달갑지 않다”고 말했다. “제 행위를 지나치게 분석하고 저를 아티스트다, 음악가다, 디자이너다 하는 식으로 규정짓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그보다는 그저 창의적인 활동을 하는 사람으로 생각되고 싶습니다.” 12월 31일까지. (02)720-0667

인현우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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