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더 넥스트 스파크. 한국지엠 제공
세르지오 호샤 한국지엠 사장은 "이 멋진 스파크가 한국의 경차 기준을 완전히 바꿔 놓을 것이다"고 호언했다. 작아서 왠지 안전이 불안하고, 디자인이 우스꽝스러우며 최첨단 사양은 기대할 수 없는, 그러나 경제성 고려해 그저 '싼 맛'에 타는 차가 그 동안 경차의 이미지였다. 머릿속에 진하게 각인된 이 기준을 통째로 바꿔버리겠다는 것이다.

▲ 더 넥스트 스파크. 한국지엠 제공
● "이 차, 정말 멋지지 않나요""
호샤 사장은 또 "당신 눈앞에 보이는 이 차, 정말 멋지지 않나요"하고 자랑했다. 정말 그렇다. 앞에 서면 강렬한 전면부에 눈이 놀란다. 각 잡힌 그릴이 웅장하고, 날카롭게 찢어진 헤드라이트는 보는 이를 압도한다. 경차도 이렇게 상대를 주눅들게 하는 육중한 포스를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또 날렵하다. 높이가 이전 모델에 비해 1,475mm로 낮아졌고 휠베이스(차량의 앞바퀴 차축과 뒷바퀴 차축간의 거리)도 2,385mm로 길어졌다. 이러니 안정감도 생기고 보기에도 더 스포티하다. 높이가 낮아져 시트 높이도 내려왔다. 시트에 앉으면 차와 일체가 된 것처럼 느껴지고 운전도 참 편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속도에 따라 가장 적합한 조향을 제공하는 시티 모드는 운전 편의성을 높인다
한국지엠은 이 날렵하고 믿음직한 경차에 수십 년 쌓아온 경차 관련 기술과 노하우를 모두 쏟아 부은 듯 보인다. 차체 무게를 약 45kg 줄이고 차세대 C-테크 변속기와 1.0리터 SEG 에코텍 엔진을 절묘하게 조화해 가속능력과 등판능력을 향상시켰다는 것이 한국지엠 측의 설명이다. 엔진은 최대출력 75마력, 최대토크 9.7kgㆍm의 성능을 발휘한다. 복합연비는 C-테크 모델 14.8km/ℓ, 에코 모델 15.7km/ℓ다.

▲ 더 넥스트 스파크. 한국지엠 제공
마침, 더 넥스트 스파크의 공개 직전 '형제차'인 오펠 칼이 독일의 유명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빌트의 경ㆍ소형차 비교 테스트에서 1위를 기록했다는 낭보가 전해졌다. 오펠 칼은 차체와 파워트레인(엔진과 변속기) 등 항목을 대상으로 한 테스트에서 477점을 얻어 종합순위 1위를 차지했다. .폭스바겐 업(473점), 현대차 i10(464점), 르노 트윙고(440점), 시트로엥 C1(434점) 등 경쟁차량을 모두 제쳤다. 더 넥스트 스파크의 훌륭한 주행성능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더 넥스트 스파크와 칼은 한국지엠 창원공장에서 생산된다. 두 모델은 성능과 편의ㆍ안전 사양이 대부분 동일하다."외관상에 차이가 있긴 하지만 오펠 칼과 스파크는 같은 공장에서 생산되고 성능도 같은 형제차"라는 것이 한국지엠 측 설명이다.
● 중형차 버금가는 첨단 편의ㆍ안전사양
장착된 사양 중에는 기존 경차에서 찾아볼 수 없는 첨단 기능들이 대거 포함됐다. 전방충돌경고시스템(FCA), 차선이탈 경고시스템(LDWS), 사각지대 경고시스템(SBSA) 등은 경차 최초로 적용됐고, 전자식 차체 자세 제어 시스템(ESC), 경사로밀림방지장치(HAS), 타이어 공기압 경보장치(TPMS), 후방감지센서 등 고급 중형차에서나 달려 있을 법한 것들이 수두룩하다.
센터페시아(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이 컨트롤 패널 보드) 상단에 위치한 차세대 마이링크 시스템은 후방카메라 기능, 인포테인먼트 및 공조 시스템 제어를 지원한다. 특히 애플 카플레이 기능은 경차뿐만 아니라 국내 완성차 가운데 최초로 적용되는 기능이다. 스마트폰을 통해 내비게이션, 전화통화, 문자메시지, 팟캐스트 감상 등이 가능하다. 모두가 경차의 사양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것들이다.

▲ 더 넥스트 스파크. 한국지엠 제공
보기에만 단단한 것이 아니다. 실제로 한국지엠은 더 넥스트 스파크에 차체의 71.7%에 이르는 광범위한 부위에 고장력 및 초고장력 강판을 적용했다. 경차 가운데 고장력 강판 적용 비율이 가장 높다.
그럼에도 가격은 아주 합리적이다. 1,015만~1,499만원으로 책정됐다. 판매 비중이 높은 주력 모델 가격은 9만~23만원 내렸고 최상위 모델은 13만원 올랐다.
낮은 배기량으로 인한 경차의 한계는 분명 존재한다. 상위 등급의 차량을 순식간에 추월하며 고속도로를 질주하는 힘은 당연히 떨어진다. 그건 더 넥스트 스파크의 문제가 아니라 경차의 구조적인 특징이니 논외로 치부하는 것이 맞다. 경차의 품질은 안전성과 디자인이 결정한다. 이 점에서 더 넥스트 스파크는 '최고'다.

▲ 더 넥스트 스파크 실내. 한국지엠 제공
따지고 보면 한국지엠은 사실 경차에 관한 한 베테랑이다. 1991년 국민차 티코를 출시하며 국내 경차 시장을 열었고, 1998년에는 마티즈를, 2009년에는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를 출시하는 등 그 이름도 쟁쟁한 차량으로 국내 경차의 역사를 써왔다. 더 넥스트 스파크가 정점에 있다.
호샤 사장의 장담이 현실이 될 것 같다. 타 보면 한국의 경차 역사를 더 넥스트 스파크 출시 전과 후로 구분하는 것이 참 자연스럽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더 넥스트 스파크는 현재 사전계약 중이다. 8월부터 판매돼 거리를 누빈다.
김성환 기자 spam001@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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