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0회를 맞은 한겨레문학상에 한은형(36)씨의 장편소설 ‘거짓말’이 선정됐다.
291편의 경쟁작 가운데 뽑힌 ‘거짓말’은 어른들의 세계를 경멸하는 당돌한 여고생 최하석을 주인공으로 한 성장소설이다. 남학생과 벌거벗고 자다가 들켜 근신 처분을 받은 하석은 학교를 자퇴하고 거짓말로 자신을 방어하며 바깥 세계와 거리를 두고 살아간다.
8일 오후 광화문 한 식당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한씨는 소설 안에 실제 자신의 경험을 다분히 녹여냈다고 밝혔다. 그는 "(작품의 배경인) 1996년 고등학생이었던 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누릴 수 있는 것들을 누리면서도 뭔가 지겨운 느낌을 떨치지 못했다”며 "그 시기를 작품 배경으로 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또 "기존 수상작들과는 조금 차이가 있어서 (수상을) 크게 기대하지는 않았다”며 “앞으로 쓰는 나도 즐겁고 읽는 독자도 즐거운 소설을 쓰고 싶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심사위원들은 작가와 작품에 대해 “날카로운 자의식의 작가”, “서사의 흐름과 소설의 분위기를 단단하게 장악하고 있는 개성적인 문장, 언어의 호흡이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인하대 국문과와 같은 대학원 석사과정을 졸업한 한씨는 2012년 문학동네신인상에 단편 ‘꼽추 미카엘의 일광욕’이 선정돼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작품으로는 소설집 ‘어느 긴 여름의 너구리’(문학동네)가 있다. 상금 5,000만원, 시상식은 7월10일 저녁 7시 한겨레신문사 3층 청암홀에서 열린다.
황수현기자 s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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