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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 정상에서 8년 그리고 상처 '되찾은 초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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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 정상에서 8년 그리고 상처 '되찾은 초심'

입력
2015.07.08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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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연습생의 자세로 준비했어요!"

데뷔와 동시에 8년 간 최정상, 올 여름 걸그룹 대전에서 헤드라이너로 꼽히는 소녀시대가 복귀 인사로 남긴 말이다.

남다른 비장함이 묻어있었다. 여타의 아이돌 그룹이 자세를 낮출 때 자주 사용하는 말이지만 소녀시대의 표정과 말투는 그돌과 확실한 온도 차이를 보였다. 국내 무대를 떠나 있던 1년 6개월, 제 아무리 '무림의 고수'이지만 강한 정신 무장 없이 쉽사리 깰 수 없었던 공백기었기 때문이다.

소녀시대는 지난해 초부터 내홍을 견디고 있었다. 멤버였던 제시카문제로 고통의 나날을 보냈다. 같은해 8월 결국 수면 위로 떠올랐고 그 다음 달 제시카는 끝내 팀을 떠났다. 영원할 것 같던 아홉 명은 그렇게 한 명을 잃었다.

소녀시대의 신곡 '파티(PARTY)'의 쇼케이스가 열린 7일 밤 서울 장충동 반얀트리클럽앤스파 야외수영장. 머리칼 색이 바뀌고 새 노래에, 새로운 옷 스타일이 눈에 띄었지만 무엇보다 8인조로 재편된 이후 첫 국내 활동으로 조명을 받았다.

아픈 부위였지만 소녀시대는 결연했고 씩씩했다. "오래 기다렸고 준비를 많이 한 앨범이다. 공백이 길었던 만큼 무대를 향한 열망이란 것이 있었다. 다시 연습생이 된 자세로 새 앨범을 준비했다"며 그동안 흘렸던 눈물을 활기찬 웃음으로 대신했다. 깊게 패인 상처를 어느 정도 치유하고 견뎌낸 모습처럼 보였다.

"팬들에게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또 실망 시키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더욱 여덟 멤버들이 똘똘 뭉치고 강해지는 것 같다. 예전보다 더 열심히 할 수 있었던 이유다."

멤버수의 차이는 오랫동안 각자 맡아온 부분의 변화도 피할 수 없다. 대열과 동선이 중요한 '칼군무'를 주무기로 삼고 있는 소녀시대에게 더욱 피부에 와닿는 일이다.

소녀시대는 "안무 대열을 기획할 때 홀수면 쉽다. 영업 비밀이지만 짝수인 경우는 특정 멤버가 가운데에 서지 못한다"고 웃으며 "이번에 각자의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생겼다.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했다.

한 분야에 8~9년 몸 담고 있다면, 또 그 세계에서 실패를 모르고 군림하고 있다면 느슨해지기 쉽다. 그 매너리즘은 대부분 더 큰 실패라는 결과를 낳는다. 굳이 예를 들지 않아도 무수한 아이돌 그룹이 그렇게 사라졌다. 하늘을 찌르던 인기도 거품처럼 한 순간에 날아갔다.

그러한 측면에서 소녀시대의 2014년은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였다. 당시엔 큰 아픔이고 상처였지만 전화위복이라는 말과 어울렸다. 이번 활동에 대한 목표 역시 소녀시대는 '만회'에 있다. 더이상 이룰 것이 없던 이들에게 강한 열정을 불러 일으킨 원동력이다.

"역시 소녀시대라는 말을 꼭 듣고 싶다."(유리)

"오랜만에 나와서 걱정되는 부분이 있지만 소녀시대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만족감을 드리는 소녀시대가 되고 싶다."(써니)

시작부터 반응은 뜨겁다. '파티'는 걸스데이, AOA, 씨스타 등의 걸그룹은 물론 빅뱅까지 앞지르며 모든 음원차트의 1위를 휩쓸었다. '오랜만에 나와서'라는 걱정은 기우였다.

심재걸 기자 shim@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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