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니파 과격단체 ‘이슬람국가’(IS)가 아프가니스탄에서 이미 3곳의 거점을 마련하는 등 세력을 계속 확대하고 있지만, 미군의 대응은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미 의회전문지 ‘더 힐’(The Hill)은 7일(현지시간) 미국과 아프간 정부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미국이 아프간에서 철군하면서 IS가 아프간 내 3곳에 침투했다”고 전했다. 특히 아프간의 주요 반군 지도자인 굴부딘 헤크마티아르가 지난 주말 IS에 대한 지지를 공식으로 선언하는 등 IS가 아프간에서도 점차 세를 확대해 가고 있다. IS는 미군이 아프간에서 철군하는 틈을 타 아프간 진출 확대를 모색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존 매케인(공화ㆍ애리조나) 미 상원 군사위원장은 앞서 지난 4일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탈레반과 IS의 위협을 거론하면서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 미군 철군 계획 재검토를 촉구했다.
미국은 2001년 9ㆍ11 테러 직후인 그 해 10월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기치 아래 아프간 전쟁에 나선 지 13년 만인 지난해 연말 종전을 선언하면서 미군을 철수시켰다. 현재 아프간 안정화 지원군 명분으로 남아 있는 9,800명도 내년까지 완전히 철수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미국의 대응은 예상보다 훨씬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은 이날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 미군의 시리아 온건반군 훈련 규모에 대해 “현재 60명밖에 훈련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실망스러운 숫자다”며 “하지만 현재 자원자 7,000 명이 대기하고 있으며, 훈련군 숫자는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는 미 지상군을 투입하는 대신 매년 5,000 명씩 3년간 1만5,000 명의 시리아 온건반군을 훈련시켜 IS에 대항해 싸우게 한다는 당초의 목표에 크게 못 미치는 것이다. 특히 미 국방 관리들이 연말까지 3,000명, 내년 5월까지 5,400명의 시리아 온건반군을 훈련시키는 것으로 목표를 하향 조정했지만, 의원들은 이 계획도 실현 불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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