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회장, 옥중 통 큰 면세점 베팅…이번에도 통할까
SK하이닉스는 현재 국내 기업들 가운데 소위 가장 잘 나가는 업체다. 지난 2013~14년 사이 2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한 데 이어 올 들어서도 여전히 상승세인 SK하이닉스는 SK그룹의 든든한 현금창출원으로 자리매김했다. 한 때 수 조원대 부채로 인수 거부대상이었던 시절에 비하면 하늘과 땅 차이다.
SK하이닉스의 이 같은 변신은 최태원(사진) SK회장의 과감한 결단으로 가능했다는 평가다. 주위의 우려 속에서도 최 회장은 3조3,000억원을 투자하면서 2012년2월 하이닉스를 품었고 현재는 메모리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SK그룹의 중요한 핵심동력으로 성장했다.
SK그룹은 최근 유통업계의 핫이슈로 떠오른 서울 시내 신규 면세점 입찰 경쟁 과정에서도 하이닉스 인수 당시와 유사한 통 큰 투자로 주목 받고 있다. 이번 면세점 입찰에 참여한 SK네트웍스는 경쟁사 대비, 압도적인 5,500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 제시와 함께 동대문을 패션 및 문화, 관광 등을 아우르는 글로벌 면세점으로 성장시키겠다는 전략이다. SK네트웍스는 이런 과감한 투자에 힘입어 신규 면세점 유치에 성공할 경우, 2020년까지 동대문 지역 관광객 330만명 추가 유치를 비롯해 고용창출 3만3,000명, 경제부가가치 창출 3조4,000억원 등 다양한 시너지 효과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네트웍스가 최근 토러스 투자증권과 HMC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 증권업계로부터 이번 면세점 입찰 경쟁에서 유력한 후보로 평가 받은 이유다.
SK네트웍스가 신규 면세점 입지로 선정한 ‘케리스타 빌딩’은 동대문에 위치해 있다. 동대문은 서울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매력적인 컨텐츠를 지니고 있는 곳으로,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DDP)는 물론 전통적인 재래시장과 복합 쇼핑몰 공존으로 최고의 쇼핑 환경을 제공한다. 아울러 4개의 지하철 노선과 52개의 버스 노선, 2개의 공항 리무진 노선이 지나는 교통중심지로 뛰어난 접근성을 자랑한다. 또한 동대문 역사문화공원, 흥인지문, 청계천, 충무아트홀 등 인근의 풍부한 관광ㆍ문화자원은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실제 최근 서울시가 발표한 ‘2014년 서울시 관광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동대문은 명동(55.1%)을 누르고 외국인이 많이 방문하는 지역 1위(55.5%)에 올랐다.
무엇보다 SK네트웍스의 강점은 역시 통 큰 투자에 있다. SK네트웍스가 신규 면세점 및 동대문 지역 개발을 위해 책정한 5,500억원은 신규 면세점 인프라 구축 및 운전자본에 2,500억원과 동재문 지역 발전에 최대 3,000억원을 사용할 방침이다.
1만명 관객 수용규모의 초대형 아레나 공연장을 비롯해 문화 타운을 구축하는 데 1,000억에서 2,000억원의 투자에 나설 계획이며, 야간 가로환경 개선과 DDP 시설에 미디어 파사드를 조성하는 데 100억원을 집행할 예정이다. 인근의 전통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해 면세점 방문객들에게 300억원 규모의 온누리 상품권을 제공하고, 지역 패션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해 600억원 규모의 동반성장 펀드 조성에도 나선다.
SK네트웍스는 또한 면세점과 DDP와 주변상권을 모바일 네트워크로 연결해 다양한 상권정보 및 혜택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모바일 원패스’ 서비스도 실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관광객들은 보다 편리하게 동대문 쇼핑을 즐기고, 자금과 마케팅 역량이 부족한 영세사업자는 홍보채널을 제공받게 되는 ‘스마트 상생’이 이뤄질 전망이다.
SK네트웍스는 또 동대문 패션타운 및 주변상권 활성화, 디자인 경쟁력 향상 등을 통한 동대문지역 관광산업 발전을 위해 ‘동대문패션타운 관광특구협의회’, ‘서울디자인재단’(DDP 운영 법인) 등과 업무협약을 맺고 협력 강화에도 나섰다.
SK네트웍스는 동대문 상권 활성화 계획에 민간사업자로 참여하며, 중국 주요 도시를 대상으로 동대문지역 관광 정보 및 관광 상품 홍보에 나설 예정이다. 또한 동대문 지역 문화공간 시설 확대와, 동대문 패션타운 및 DDP와 연계한 중국인 관광객 대상 관광 상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동대문 지역 신진 디자이너 발굴ㆍ육성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동대문 패션 브랜드와 DDP 신진 디자이너 상품의 면세점 입점을 지원하는 한편, 중국 주요 도시를 대상으로 우리나라 패션 디자이너의 패션쇼 및 전시회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면세점 후보지 주변에 200대 규모의 버스 주차가 가능한 공간도 확보하며 현안이었던 주차 문제에 대한 걱정도 덜었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동대문 지역 경제 활성화는 물론, 상생 발전을 위해 중장기 관점에서 이번 신규 면세점 입찰에 참여하면서 통 큰 투자를 결정했다”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당당하게 겨룰 수 있는 차별화 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재경기자 ric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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