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 인수 제의에 난색 표명
함승희 대표 "내부 정서 부정적"
정선 폐광지 여론마저 반대 많아
강원도가 추진하던 강원랜드의 강원FC(강원도민프로축구단) 인수문제가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최문순 강원지사가 최근 강원랜드를 방문해 함승희 대표와 인수 등 구단운영 문제를 논의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강원도에 따르면 최 지사는 지난 6일 정선을 직접 방문해 “강원랜드가 인수하더라도 도비는 계속 지원하겠다”며 인수를 제안했다. 이에 대해 함 대표는 “인수와 관련 내부에 부정적 정서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강원FC 인수가 사회공헌차원에서 공익성, 타당성, 강원랜드의 역할을 인정받을 수 있는지 여부 등 모든 전제를 놓고 검토해 보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인수가 어렵다는 뉘앙스가 강했다는 분석이다. 더구나 강원랜드는 함 대표 취임 이후 그 동안 지원해오던 각종 행사 지원금 등에도 개혁의 칼날을 들이대면서 강원FC 구단주를 맡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강원FC는 프로리그에 뛰어든 지 2년 만인 2011년 말 자본금이 모두 잠식됐다. ‘밑 빠진 독’신세로 전락해 한때 부채가 80억 원에 이르는 가운데도 구단 사무처 내 고위직 직원에 의한 횡령이 발생, 도덕성에도 큰 타격을 입었다. 무려 15건의 비리사실이 적발돼 ‘비리 복마전(伏魔殿)’이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이 생겼다.
이런 가운데 강원도의회와 최 지사가 지난달 초 안정적으로 구단을 운영할 적임자로 강원랜드를 언급하면서 인수 문제가 수면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스포츠 계에서는 공기업인 강원랜드의 프로축구단 인수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심심치 않게 흘러 나왔다.
강원랜드가 창단 초인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263억 원을 후원했으나 미디어 노출빈도 등 효과에는 의구심이 따른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강원FC가 2부 리그인 K리그 챌린지로 강등된 이후에는 중계방송 등 미디어의 관심에서 멀어져 홍보효과를 기대하기 더욱 힘들어졌다. 이런 맥락에서 강원랜드는 올해 강원FC에 대한 지원금을 기존 40억 원에서 20억 원으로 삭감을 추진했다가 논란 끝에 20억 원은 조기 집행하고, 나머지 20억 원은 아직까지 집행을 미루고 있다. 사회공헌이라는 의무감으로 경제적 효과가 크지 않은 구단을 인수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분석이 나온 이유다.
폐광지 여론도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다. 최경식(54) 정선 고한ㆍ사북ㆍ남면살리기 공동추진위원장은 “강원랜드는 현재 평창동계올림픽 지원과 지역경제 진흥 등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에서 강원FC를 인수하는 문제까지 검토할 여력이 없다”며 “지금은 구단 인수를 논의해야 할 시점이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박은성기자 esp7@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