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서산·NC의 고양구장 흥행몰이
이완섭 서산시장 "야구 인구 확대에 탄력"
“저 김태완이 그 김태완 맞아?”
“아빠, 고동진이 왜 여기 있어?”
“혹시 김경언·폭스는 안 나오나?”
지난 5일 충남 서산의 외곽에 위치한 한화이글스 서산구장이 북적였다. 차로 변에 차량이 한두 대씩 늘기 시작하더니 오후 1시가 되자 100m 가량의 가변 주차장으로 변했다. 한화 2군과 SK와이번스 2군의 2015 퓨처스리그 경기를 보기 위해 모인 야구팬들의 행렬이었다.
가족 친구 연인 등과 삼삼오오 경기장을 찾은 모습은 여느 1군 구장과 다를 바가 없었다. 이날 경기장을 처음 찾았다는 김응관(28) 씨는 “1군 경기장이었다면 가장 비싼 가격이 매겨졌을 자리에서 편안히 관람할 수 있어 좋다”며 “매점이나 테이블석 등 편의시설도 있어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또 다른 팬 최보경(29) 씨는 “올해 들어 주말 경기엔 200명 정도는 항상 입장한다”며 “서산 야구팬들의 주말 여가수단으로 자리잡아가는 느낌”이라고 전했다.
관람 여건도 비교적 자유롭다. 이날 경기에 출전하지 않는 일부 선수들이 관중석으로 올라와 경기를 관전하자 팬들은 이닝이 끝날 때마다 사인을 받고 사진도 찍으며 소통했다.
올해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한화에서 일시적인 부진이나 부상 회복·컨디션 조절을 위해 1군 무대와 퓨처스리그를 오가는 선수들을 보는 것 또한 흥미롭다. 이날도 한화엔 김태완(31)과 고동진(35) 신성현(25) 등이 경기에 나섰고, SK에서도 박재상(33) 박윤(27),허웅(32) 등이 출전해 눈길을 끌었다.
관건은 태양을 피하는 방법. 퓨처스리그 선수들에겐 고난의 상징이기도 한 뙤약볕을 관중도 함께 견뎌내야 한다. 때문에 선글라스와 우산은 필수. 일부 관중들은 파라솔과 돗자리, 아이스박스를 챙겨와 피크닉 즐기듯 야구를 관람한다. 원칙상 파울볼을 가져가지 못하는 점도 1군 경기와는 다른 점이다. 상대적으로 재정지원이 적은 2군은 비용 절감을 위해서 야구공 하나라도 아껴야 하기 때문이다. 관중이 잡은 파울볼을 반납하는 볼 투입구가 있지만 반납에 대한 강제성은 없어 어른이 잡아 어린이에게 선물하는 분위기가 자발적으로 형성됐다.
이완섭 서산시장은 "한화이글스 서산구장 개장을 계기로 유소년과 여성 야구단이 잇따라 창단했다"며 "휴일엔 한화 선수들이 서산지역 야구동호인들을 찾아 함께 호흡해 야구 인구 저변확대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퓨처스리그 경기에 활기를 불어넣는 시도는 NC 다이노스의 2군 홈구장인 경기도 고양시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경남 창원에 연고지를 두고 있는 NC는 올시즌부터 퓨처스팀의 홈 구장을 고양 국가대표야구훈련장으로 옮기고 팀 명칭도 ‘고양 다이노스’로 정했다.
고양 다이노스는 특히 주말 경기에 3,000원(초등학생 이하 무료)의 입장료를 책정해 놓는 대신 팬 사인회, 야구 놀이공원, 치어리더 응원 등 다양한 팬 서비스를 제공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었다. 지자체와의 협력도 돋보인다. SNS상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고양시의 마스코트 ‘고양고양이’를 영입해 온·오프라인을 통한 팬과의 소통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서산=김형준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