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시즌 반환점을 돈 2015 KBO리그. 유독 부상자가 쏟아지는 올해 10개 구단 중 전 경기를 소화하고 있는 선수는 총 8명이다. 이 중 돋보이는 이름이 있다. NC 안방마님 김태군(26)이다.
포수는 야수 포지션 가운데 체력 소모가 가장 크다. 무거운 보호 장비를 착용한 채 앉았다 일어섰다를 반복해야 하고 투수에게 사인을 내랴, 주자를 신경 쓰랴 등 할 일도 많다. 또 타자의 파울 타구에 자주 맞아 온 몸은 피멍으로 가득하다. 한여름 1경기를 뛰고 나면 흔히 '몸무게 3㎏은 빠진다'고 한다.
<p style="margin-left: 5pt;"> 김태군은 올해 전 경기 선발 출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포수의 전 경기 출전은 역대 총 6명이었다. 그중 포수 마스크를 쓰고 모두 뛴 선수는 쌍방울 박경완(1996년)과 롯데 강민호(2006년) 두 명뿐이다. 올 시즌은 10개 구단 체제에서 프로야구 출범 후 처음으로 팀 당 144경기를 치르고 있다. 박경완과 강민호는 당시 126경기를 뛰었다.
<p style="margin-left: 5pt;">김태군은 "전 경기 선발 출전은 개인적으로 꼭 해보고 싶다"면서 "144경기를 다 나가면 최초의 기록 아닐까"라고 웃었다. 그는 6일 현재 76경기에 나가 타율 0.271, 4홈런 24타점 도루저지율 0.304를 기록 중이다.
◇진짜 목표는 팀 평균자책점
김태군이 전 경기 출전을 목표로 하는 건 단순한 개인 기록을 위해서가 아니다. 자리를 계속 지키며 젊은 투수들의 성장을 돕고 싶은 생각에서다. 레전드 포수 박경완은 2013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뒤 "남들은 포수 홈런이나 연타석 홈런 등을 이야기하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팀 평균자책점에 점점 애착이 갔다"면서 "이것이 나를 웃고, 화나고, 슬프게 했다"고 털어놨다.
김태군 역시 박경완처럼 팀 평균자책점을 우선시하고 있다. NC는 2013년과 2014년 각각 팀 평균자책점 3.96(3위), 4.29(1위)로 상위권에 자리했다. 올 시즌에는 4.45로 삼성(4.24), SK(4.32)에 이어 3위를 달리고 있다. 김태군은 "우리 팀 평균자책점이 올 시즌에도 상위권을 유지하도록 만들고 싶다"며 "팀 투수들이 어려서 성장도 돕고 싶다. 지금 성장의 틀은 만들어진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NC 투수들은 김태군의 리드 속에 무럭무럭 성장했다.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둔 이재학을 비롯해 이태양, 이민호, 최금강, 임창민, 김진성 등이 팀 마운드를 책임지는 핵심 전력으로 우뚝 섰다.
◇주변 환경도 돕는 전 경기 출전 도전
김경문 NC 감독은 평소 "포수가 전 경기를 뛰는 게 말은 쉽지만 절대 쉬운 게 아니다"라고 걱정한다. 김태군은 주사를 맞거나 약을 먹으면 부작용이 생기는 특이 체질이다. 현재 다리 상태도 좋은 편은 아니다. 그에게 쏠리는 체력 부담과 부상 위험을 줄이고자 김 감독은 kt에서 베테랑 포수 용덕한(34)을 트레이드로 영입했다.
경기 개시 시간에도 다소 여유가 생겼다. 이달 들어 주말 경기는 오후 5시가 아닌 6시에 시작한다. 불과 1시간 차이지만 선수들의 느낌은 다르다. 김태군은 "전체 일정의 절반 이상을 소화한 지금 피로가 많이 쌓인 상태인데 1시간이 늦춰진 건 잘 된 일"이라며 "5시 경기 때는 아예 점심 먹기 전까지 자고 식사 후 경기장으로 출발하는데 6시 경기는 평일 경기처럼 낮잠을 잘 시간도 생기는 등 충분히 휴식을 하고 경기를 준비할 수 있다"고 반겼다.
김태군은 지난달 11일 하늘의 도움까지 받았다. 당시 전날 경기에서 자신의 타구에 발을 맞아 인천 SK전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지만 1회말에 내린 비로 경기는 노게임 선언됐다. 그리고 "다시 (전 경기 선발 출전) 욕심을 내보겠다"고 했던 김태군은 이튿날 경기부터 선발 마스크를 썼다.
사진=NC 김태군.
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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